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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주세요ㆍ성형수술ㆍ승차거부…이게 ‘강남스타일’?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문자 그대로 ‘한강 이남’ 지역, 이 땅의 값어치를 높인 ‘광적인 교육열’로 상징되는 8학군, ‘강남부자’라는 수식어를 달고다니는 지역인 탓에 눈 가는 곳마다 이어지는 주상복합시설, 유행을 선도한다는 트렌드세터(trend-setter)들의 집결지. ‘돈’과 ‘최신식’과 ‘최첨단’으로 대표되는 구구한 이유들이 응집돼 ‘한국의 비버리힐스’로 대표되고 있는 곳. 콧대 높은 영미 차트 상위권을 점령하며 글로벌 스타로 거듭난 싸이의 ‘강남스타일’ 덕에 노래의 주인공인 이 곳 서울 강남 지역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CNNGO에서는 ‘이것이 진짜 강남스타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강남의 독특한 다섯가지 문화를 소개했다.

강남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다섯가지라는데, 거기에는 손가락 하나 까닥하기 귀찮아하는 강남인들을 위한 독특한 심부름서비스, 성형 공화국으로 불리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인 서울 압구정동의 뷰티 벨트(Beauty Belt), 24시간 조명이 꺼지지 않는 화려한 밤거리, 누가 왕인지 알 길 없는 승차거부 택시, 판에 박힌 듯한 웨딩문화가 있었다.


▶ 24시간 생활서비스 대행업체 ‘해주세요’=사랑스러운 핑크색 스쿠터를 타고 건장한 청년들이 거리를 누빈다. 이 귀여운 스쿠터를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햅번이 타고 나온 이동수단으로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강남구 역삼동을 중심으로 논현동과 신사동을 24시간 누비는 이 핑크색 스쿠터는 알만한 사람들만 아는 바로 생활서비스 대행업체 ‘해주세요’다.

CNNGO는 ‘해주세요’에 대해 “애초에는 출장성매매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업체였지만 ‘입소문’으로 인해 확장됐다”고 소개했다.

‘해주세요’는 말 그대로 모든 것을 다 해준다. 고객의 손발이 돼 은행업무, 음식배달, 구매대행은 물론 갖은 잔신부름을 도맡아한다. 물론 강남 지역에만 국한된 서비스는 아니다. 현재 이 심부름 서비스는 강남을 넘어 강북으로 확대됐고, 지역별로 생겨나 전국구로 움직인다. 다만 강남에서 강북으로 이동할 경우, 같은 강남권 내에서보다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할 뿐이다.

▶ 예뻐지고 싶은 욕망의 집결지 압구정 ‘성형외과’=대한민국, 서울, 거기에 강남이라면 성형외과를 빼놓을 수 없다. 더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이 집결하는 곳, CNNGO는 특히 서울 압구정동에 집중했다.

실제로 강남구 압구정동에는 한 블럭 안에 서너개의 유명 성형외과가 모여있다. 인기 매거진과 TV는 물론 버스 광고에 오르내리는 이름난 성형외과들로, 어디 한 군데 적자인 곳도 실력이 뒤지는 곳도 없다.

CNNGO는 여기 서울 압구정동에 대해 “당신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성형외과가 밀집해있다”고 했다. 특히 충남 대전에 거주하고 있는 21세 K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성형외과에서 쌍커풀 재수술을 받았다는 내용을 실었다. 더 많은 비용을 감수하며 이 여성이 압구정동으로 상경한 이유는 단 하나, 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그것이 바로 이 곳에서 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아름다움을 위한 갈망은 비단 얼굴에만 그치지 않는다. ‘몸의 전쟁’도 소중한 머리카락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이 곳 강남 청담동, 압구정동 지역에 밀집한 미용실과 피부관리숍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 CNNGO의 설명이다. 이게 바로 뷰티 벨트((Beauty Belt)다. 물론 비용은 얼마가 들어도 상관없다.

▶ 낮에도 밤에도 24시간 올나이트=“낮에는 따사로운 인간적인 여자,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여자”들도 서울 강남에서는 “밤이 오면 심장이 뜨거워지는 여자(’강남스타일‘)”가 된다. 그것이 이곳에서는 가능하다.

CNNGO는 ‘강남스타일’의 세번째로 24시간 꺼지지 않는 불빛을 꼽았다. 24시간 편의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이 한 예다. 24시간 커피전문점을 시작으로 약국, 헤어숍, 네일숍, 레스토랑, 와인바가 24시간 풀가동이다. 이 곳은 밤새도록 불이 켜져있고, 그런 ‘뜨거운 여자’와 남자들이 모여있는 장소라는 것이 CNNGO의 설명이다. 웃지 못할 반전도 있다. ’밤문화‘의 상징인 ‘강남의 클럽’만은 오전 8시가 되면 불이 꺼진다. 아침부터 밤까지 24시간이 공전하는 이 곳에서 유일하게 올나이트가 아닌 곳이 바로 클럽이라는 설명이다.

▶ “어디까지 가시나요?” 택시의 승차거부=이번에는 서울 지하철2호선 강남역으로 간다. 오후 11시 이후라면 충분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만나고, 헤어지는 곳. 1km 남짓한 이 거리 안에서는 쇼핑도 공부도 문화생활도, 심지어 음주가무도 가능하지만 단 하나 불가능한 것이 있다. 특히 늦은 밤이라면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가는 것은 일찌감치 포기하는 것이 상책이다.

CNNGO는 ‘진짜 강남스타일’의 하나로 ‘택시들의 승차거부’를 꼽았다.

실제로 그렇다. 서울 강남역에서 택시를 잡아타는 것은 하늘에 별 따는 것보다 어렵다. 심지어 강남역 인근 거주민이라면 귀가를 향한 갈망은 일찌감치 버리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CNNGO는 이에 대해 “택시기사들은 천천히 자신의 창문을 내리고 머리를 흔들며 그들이 원하는 장소를 말한다”고 했다. 대체로 경기도 분당, 수원이나 인천 등지다. 여기는 서울 한복판 강남인데 말이다. 그러니 강남역에 집결한 수많은 사람들은 늦은 시간 집에 돌아가기가 힘들다.

강남역 인근에서 운행하고 있는 택시기사들의 지나친 승차거부에 대해 CNNGO는 “서울시에서는 자원봉사단을 모집해 승차거부 택시의 차량번호를 기록하는 등의 노력을 했지만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 ‘우결’ 광풍 타고 거듭난 웨딩타운=강남 청담동과 논현동은 이전에는 그림같은 카페와 분위기 좋은 바가 즐비한 지역이었지만 이제는 또 하나의 웨딩타운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특히 주말 도산공원에 가면 곳곳에서 웨딩촬영을 하고 있는 커플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CNNGO는 이에 주목하며 “많은 신혼부부들이 조약돌 골목길에서 하이힐을 신은 채 걷고, 도산공원 안에 오도카니 자리한 나무를 잡고 사진을 찍는다”고 했다. 심지어 “커다란 가짜 나무 아래에서 예비부부는 심각한 대화를 나누는 척 한다”면서 천편일률적인 웨딩화보를 찍고 있는 강남의 문화를 꼬집었다.

이 지역이 웨딩타운으로 거듭나게 된 것은 3년 전 MBC 가상 결혼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가 한류붐을 타고 해외로 수출된 탓이 크다고 했다. 한국의 유명스타들이 이 곳에서 가상 웨딩화보를 찍자 한국문화에 반한 외국인들이 이 곳을 찾는다는 것이다.

CNNGO는 “‘우리 결혼했어요’의 결혼식 사진을 보고 서울로 결혼사진 여행을 왔다”는 중국 베이징에서 온 29세 여성과의 인터뷰를 통해 ‘낭만적인 웨딩타운’으로 거듭난 ‘강남스타일’에 주목했다.

shee@heraldcorp.comㆍ[사진=CNNGO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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