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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영동’ 정지영 감독 “대선 후보 초청할 것, 정치적 영향 끼치고 싶다”
[부산=헤럴드경제 이형석 기자] “‘부러진 화살’이 끝나고 바로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제작이 늦어졌으면 개봉이 대선 시기와 맞물리지도 않았을 겁니다. 영화 제작에 속도가 났고 작품이 완성됐습니다. 언제 개봉하는 것이 좋겠느냐에 대해 많은 이들이 대선 전이라는 의견을 냈고 저도 공감했습니다. 이 영화의 성격 자체가 정치의 계절에 하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11월 중 개봉할 계획입니다. 물론 대선에 영향을 미치면 좋겠습니다. 영화 감독으로선 자신의 작품이 사회에 반영되고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 보람일 것입니다.”

고 김근태 전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실화를 그린 ’남영동 1985’의 정지영 감독이 “응할 지 모르겠지만 영화에 대선 후보를 초청하겠다”며 “이 영화를 통해 통합과 화해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지영 감독은 6일 부산국제영화제 공식행사로 열린 ‘남영동 1985’의 기자회견에서 제작 동기와 연출 의도를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제 17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스크리닝 섹션에 초청된 ‘남영동’은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했던 전 민주통합당 김근태 상임고문이 재야 민주화 운동 시절인 1980년대 정권으로부터 당한 참혹한 고문을 극사실주의적으로 묘사했다. 2000년대 이후가 짧게 등장하는 후반부 10여분간을 제외하고 ‘남영동 1985’는 약 2시간에 이르는 러닝타임을 고인에게 가해졌던 고문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그리는 데 집중했다. 정지영 감독은 영화를 통해 김근태의 수기 ‘남영동’에 바탕했다고 밝혔다.

정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 고민은 과연 내가 묘사하는 고문이 실제 피해자들처럼 아플 수 있을까, 관객들도 그렇게 아파할 수 있을까였다”며 “30년 영화경력에서 가장 힘들게 찍은 작품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영화는 극중에서는 ‘김종태’라는 가상의 이름으로 불리는 고 김근태 상임고문이 1985년 9월 4일 정권에 의해 납치 구금돼 당시 서울 남영동 소재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보내야했던 지옥같은 21일간을 담았다. 어둠 속에 주인공(박원상 분)의 얼굴을 비추는 손전등만이 화면에 비추고, 이어 발길질과 몽둥이질이 가해지는 영화 초반부를 시작으로 폭행과 고문은 시간이 흐를수록 수위를 높여간다. 서로를 회사원으로 부르는 형사들은 주인공을 거꾸로 세워 물이 가득찬 욕조에 거꾸로 쳐넣기도 하고, ‘칠성판’이라고 부르는 틀에 묶어 얼굴에 수건을 덮은 뒤 몇분간 물줄기를 쏟아붓기도 한다. 고춧가루를 물과 섞은 주전자를 코와 입에 마구 들이붓고, 최후에는 전기고문까지 동원한다.

정 감독은 “오래전부터 고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부러진 화살’ 개봉 직전에 김근태 전 상임고문이 돌아가섰다”며 “우연히 그 분의 수기를 본 후 고인의 실화를 통해 고문 이야기를 다루면 되겠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자리에는 김근태 전 상임고문을 모델로 한 주인공 김종태 역의 배우 박원상과, 이근안을 연상케하는 고문기술자 이두한 역의 이경영 등이 함께 참석했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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