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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만에 서울광장을 가득 채운 월드스타 싸이의 신명나는 한 판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공연 중 사상 최대의 쇼를 선보이겠다.”

전 세계를 ‘강남스타일’ 열풍에 몰아넣은 싸이가 서울광장 공연 전 트위터로 남긴 자신감 넘치는 일성이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대~한~민~국’ 함성으로 가득했던 서울광장. 이곳에 10년 만에 최대 인파인 8만 명(경찰추산)이 몰려들어 ‘말춤’으로 하나 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 거대한 축제 현장은 유튜브 등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4일 오후 10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싸이의 공연이 시작됐다. ‘서울시와 함께 하는 싸이 글로벌 석권 기념 콘서트’라는 타이틀로 무료로 열린 이번 콘서트엔 공연 시작 6시간 전부터 무대와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으려는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로 서울광장 앞 상황을 알리는 사진의 게시가 줄을 이었다. 취재를 준비하는 많은 외신들과 외국인 관객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는 등 서울광장의 분위기는 공연 전부터 세계적인 팝 스타의 공연을 방불케 했다. 


관객들의 애국가 합창을 유도해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만든 싸이는 히트곡 ‘라잇 나우(Right Now)’와 ‘연예인’으로 무대를 열어젖혔다. 이어 데뷔곡 ‘새’, DJ DOC에게 작곡해준 ‘나 이런 사람이야’ 등 댄스곡으로 8만 관중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싸이는 “데뷔 12년 만에 전성기를 맞이한 가수이자 다른 나라에서 신인가수가 돼버린 가수”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한국에서 누군가 해낼 줄 알았지만 그게 저일 줄은 몰랐습니다”라고 말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윤복희의 ‘여러분’을 부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던 싸이는 이내 ‘강남스타일’로 무대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끌었다.


8만 관객들은 일제히 싸이와 함께 ‘말춤’을 추며 신명나는 한 판을 연출했다. 이문세의 ‘붉은 노을’, 체리필터의 ‘낭만고양이’ 등 5곡이 숨 가쁘게 이어진 메들리는 싸이와 같은 시간을 공유해 온 관객들을 위한 선물이었다. 메들리를 마친 싸이는 “오늘은 도저히 못 견디겠다”며 미성년자 관객에게 양해를 구한 뒤 소주를 병째로 마시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마지막 앙코르 곡으로 ‘강남스타일’을 다시 한 번 열창하던 싸이는 공연 도중 상의를 탈의하고 ‘말춤’을 춰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싸이는 지난 달 25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면 상의를 벗고 ‘말춤’을 추겠다”고 공약한 바 있으나 아직 1위를 차지하지 못해 이 같은 ‘상의 탈의’ 공약 실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예상치 못한 싸이의 상의 탈의 퍼포먼스는 늦은 시간 긴 공연에 지친 관객들에게 힘을 주기 충분했다. 


한국 대중문화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싸이. ‘강남스타일’로 일약 월드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그 인기가 지속될 지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유력 경제전문지인 포브스는 지난달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싸이가 진짜 힘을 갖기 위해선 ‘강남스타일’에 버금가는 영어 곡을 발표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싸이 역시 공연 도중 “11월 중순에 미국에서 후속곡을 내야하는데 죽어버릴 것만 같다”며 고민과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싸이는 10월 중순까지 국내 일정을 소화한 뒤 미국으로 출국, 후속곡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싸이는 “반짝 인기라도 행복하다”며 “부담이 크지만 지금처럼 많이 기대해주시면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싸이의 어조는 유쾌했고 표정엔 자신감이 넘쳤다. ‘갈 데까지 가본다’는 싸이의 그 끝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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