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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중남미서도 유럽서도 “오빠 사랑해” …K팝이 한글 국제화 이끈다
지구촌 K팝 광풍…한글은 제2 외국어
강남스타일’ 너도나도 한국어 열창
방송프로 활용 교육 콘텐츠 제작
73개국 4800만 시청자에 방송 예정



“대한민국!, 시아준수 사랑해!”

지난달 6일 멕시코시티 블랙베리 오디토리엄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열린 가수 김준수의 단독 콘서트 현장에선 귀에 익숙한 한국말이 울려 퍼졌다. ‘준수 사랑해’라고 한글로 쓰인 피켓을 든 멕시코 10, 20대들의 입에서도 한국어 ‘떼창’이 흘러 나왔다.

국제가수 싸이는 지난달 6일 미국 LA에서 열린 ‘2012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VMA)’ 시상식에 올라, 한국말로 “기분이 너무 좋고 행복하다. 이 무대에서 한번쯤은 한국말로 서보고 싶었습니다. 죽이지?”라는 원어민 소감을 밝혀,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각국의 다채로운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패러디에서도 외국인들은 서투른 한국말 가사로 노래한다.

K-팝(POP)뿐 아니라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 한국의 대중문화 상품은 한국어의 국제적인 위상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8월 30일에 열린 국제행사인 ‘서울드라마어워즈 2012’에선 세종대왕과 한글 창제 역사를 상상력을 가미해 제작한 사극 ‘뿌리깊은 나무’가 7년 만에 한국드라마로선 처음으로 영예의 대상을 받기도 했다. 글자의 창제원리와 욕설 등 외국어 번역으론 깊이 있는 이해가 어려운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외국 심사위원들은 유럽 등 세계의 쟁쟁한 드라마들을 제쳐 두고 이 작품을 대상으로 인정했다.

가장 한국적인 것, 독창적이고 고유한 스타일의 한류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어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도 덩달아 부쩍 높아졌다. 그룹 JYJ의 인기에 고무된 멕시코 한국문화원은 아예 지난 9월 초부터 K-팝 가요 교실을 열어, 노랫말로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서 이 정도니 중국, 일본, 동남아 등 한류에 일찍 눈뜬 아시아 지역 국가들에서 한국어 배움의 열기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도쿄, 베이징 등 주요 도시 서점의 외국어 서적 코너에선 ‘겨울연가’ 등 한류 드라마를 활용한 다양한 한국어 교재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KBS는 이달 한글 주간을 맞아 ‘가을동화’ 등 옛 한류 드라마부터 ‘드림하이’ ‘넝쿨째 굴러온 당신’ 등 최신 드라마, 음악 프로그램 ‘뮤직뱅크’를 교육 콘텐츠로 활용한 ‘두근두근 한국어’를 제작, KBS월드 채널을 통해 전 세계 73개국 4800만 시청가구를 대상으로 방송할 예정이다. 또한 ‘KBS 두근두근 한국어’ 교재를 발간해 세종학당 90개소에 배포할 예정이다.

실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게 됐다는 설문 조사 결과도 있다. 한국 드라마와 가요, 영화가 좋았고, 이를 더 심취해서 즐기고자 시작한 한국어 학습은 한국 문화에 대한 더 큰 관심과 갈증도 낳고 있다. 또 한류문화와 한국어가 매개가 돼 세계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친구가 되기도 한다. 지난 8월 말께 6박7일간 경기대 수원캠퍼스에서 열린 세종학당 우수학습자 초청 ‘한국문화 어울림 한마당’에 참가한 중국의 20대 여성은 “친구들과 K-팝 듣는 것을 좋아하는데 한국어로 더 많은 세계 친구들을 사귀게 돼 좋았다”는 소감을 남겼다.

송향근 한국어세계화재단 이사장(부산외대 교수)은 “취미 목적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은 대개 목표 수준이 낮아 학습 기간이 오래지 않고 초급 수준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해외 한국어 보급을 늘리기 위해선 이런 취미 목적층이 계속 학습을 하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한국 문화와 한국어 교육의 접목을 강조했다.

<한지숙ㆍ정진영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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