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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리키즈 보란듯이… ‘골프여왕’ 박세리가 돌아왔다
KDB대우증권클래식 우승 9년만에 국내무대 정상에
“후배들과 함께 치니 든든” 여유 되찾아



‘골프여왕의 귀환.’

우리에게 그의 이름은 단순한 골프선수가 아니다. 여고시절부터 국내 여자 골프를 평정한 천재소녀였고, 한국 여자 골프를 처음으로 세계에 알린 개척자였다. 1998년 그가 US여자오픈 정상에 오른 날은 한국에 광풍처럼 골프 배우기 열풍이 일었던 날이기도 하다. 이제는 LPGA투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살아있는 전설, 바로 ‘골프여왕’ 박세리(35ㆍKDB)다.

98년 LPGA투어 진출 이후 간간이 국내 팬들을 찾던 박세리가 무려 9년 만에 국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박세리는 지난 23일 강원도 평창에 위치한 휘닉스파크 골프클럽에서 열린 KDB대우증권클래식 2012에서 최종 합계 16언더파 200타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03년 5월 X-CANVAS 오픈 이후 9년 4개월 만이다.

물론 이 우승은 박세리가 미국에서 거둔 25승, 국내에서 거둔 8승을 합쳐 33차례의 우승 중 하나에 불과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 더 이룰 것이 없을 만큼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가 하향세에 접어든 베테랑 박세리의 우승은 보는 이들에게 아직도 큰 울림을 준다.

어느덧 35세로 최고참 반열에 들어선 박세리가 쟁쟁한 젊은 후배를 상대로 우승하기는 만만치 않다. 끝없이 등장하는 제2, 제3의 세리키즈로 가득찬 국내 투어 무대는 LPGA투어 못지않은 치열한 경쟁의 장이다. 그들의 꿈이자 목표였던 박세리가, 10년 이상 어린 후배와 겨뤄 우승한 것은 한국 여자 골프의 어제와 오늘을 한자리에서 보는 셈이다.

박세리는 “미국에서 우승한 것과는 감회가 다르다. 훨씬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고국 팬분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더 힘이 났다. 또 후배와 함께 치니 마음도 든든했다”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자신이 등장한 이후 골프채를 잡았고, 자신과 경쟁하는 후배를 바라보는 박세리의 심정도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10년 이상을 세계 최고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과 부담감을 안고 살았던 박세리. 그러나 요즘의 박세리는 한결 편안해 보인다. 조급하게 좇아야 할 목표가 없기도 하지만, 골프 자체를 즐기는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서른다섯 박세리는 팬들이 자신을 좋아하고 즐거워해주는 모습이 그저 고맙고 기쁘다.

<김성진 기자>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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