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일대선 가격 내리막길
일부 마이너스 분양권 등장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며 투자 1순위 부동산으로 통하던 오피스텔이 비틀거리고 있다. 심지어 일부 오피스텔은 분양가를 밑도는 마이너스 분양권까지 나도는 등 가격이 약세로 돌아섰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1~2년 사이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부동산 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던 강남역 일대 신규 오피스텔에 프리미엄이 붙지 않거나 오히려 가격이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강남역 리가스퀘어’ 오피스텔은 2010년 6월 평균 14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지금도 2년전 분양가와 똑같은 금액으로 살 수 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계약면적 55㎡도 당시 분양가와 똑같은 2억6000만원짜리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 당장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인데도 가격 프리미엄이 형성되지 않은 셈이다. L공인 관계자는 “처음 분양한 가격 그대로 팔리고 있다”며 “몇몇 계약자들이 중도금과 잔금을 치를 능력이 없어 급하게 매물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10월 입주하는 강남역 서희스타힐스도 매매시세가 54㎡ 2억4000만원, 69㎡ 3억원 정도로 분양가가 사실상 제자리다. 심지어 부동산 정보 웹사이트엔 최초 가격에서 500만원 떨어진 ‘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도 등장했다. 인근 M공인 관계자는 “분양가 그대로의 가격에 내놓는 계약자가 많다”며 “문의하는 수요는 많은데 다들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올해 초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강남역 와이즈플레이스, 강남역 쉐르빌, 강남역 푸르지오 시티 등도 분양권에 프리미엄이 붙지 않고 있다. 강남역과 더불어 주요 오피스텔 공급지로 각광받는 분당 정자역 주변 오피스텔도 비슷한 상황이다. 분양가보다 싼 급매물도 러시다. 분당 D공인 관계자는 “소형 오피스텔 가운데 층이나 향이 나쁜 물건은 분양가에서 200만~300만원 떨어진 가격에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열기가 식은 것은 새 오피스텔 시장만이 아니다. 부동산114 조사결과 서울지역 기존 오피스텔 매매가는 2010년 4.13%, 2011년 3.85% 각각 오르며 활황세를 보이다 올해 7월과 8월에는 각각 0.01% 떨어지며 부진한 양상이다. 특히 강남역이 위치한 서초구는 8월에만 0.07% 하락해 마포구와 함께 가장 낙폭이 컸다.

지난해 3.84% 올랐던 경기도 오피스텔 매매가도 올핸 3월 -0.09%, 4월 -0.06%, 5월 -0.04%, 6월 0.01%, 7월 -0.10%, 8월 -0.05% 등 뚜렷한 하강곡선이다. 

최남주 기자/calltax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