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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L만이 능사?…류현진, 자칫하면 헐값에 팔릴수도
올시즌 후 해외진출 자격 얻지만
한미포스팅시스템 오히려 걸림돌
터무니없이 낮은 몸값 진출 우려


한화의 좌완투수 류현진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 진출여부는 최근 한국 야구 최고 화젯거리다.

지난 6일 대전구장에서 있었던 한화와 롯데의 경기에서 류현진은 8이닝 동안 6피안타, 무실점 위력투, 최고구속 151㎞를 보여주며 그를 보기 위해 온 메이저 리그 스카우트들에게 인상적인 경기 모습을 보여줬다. 그의 쾌투로 한화는 롯데를 2-0으로 꺾었다.

시카고 컵스, LA 다저스, 텍사스, 샌프란시스코, 디트로이트, 볼티모어, 토론토 등 10여개 구단의 스카우트들이 눈에 불을 켜고 보고 있는 자리였다.

선수들은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 규약에 따라 타자의 경우 경기수의 ⅔경기 이상 출장하고 투수의 경우엔 규정이닝의 ⅔이닝 이상 등판, 시즌당 1군 등록일수가 150일 이상일 경우 7시즌을 보내면 포스팅시스템에 의한 해외진출이 가능하다.

올 시즌 해외진출 자격을 얻어 메이저 리그 진출이 유망한 선수는 한화의 류현진, 삼성의 오승환 등이다.

하지만 이들의 해외진출 여부가 갈리는 가장 중요한 요건은 구단의 승낙이다. 자유계약선수가 돼도 시즌을 마친 7년차 선수라면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메이저 리그 진출 여부는 사실상 소속 구단의 손에 달려있다.

지난 시즌 기아의 선발 투수 윤석민의 경우 해외진출 자격을 얻었지만 구단측에서 승낙하지 않아 팀에 잔류했다.

류현진과 오승환 등의 해외진출도 중요하지만 소속팀은 좋은 성적과 많은 수익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류현진은 메이저 리그 스카우트들도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고 최근 성적이 이를 증명하는 등 높은 기량을 보여주며 한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감독이나 구단 입장에선 이런 그의 잔류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뿐더러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진출해야 하는 그가 적당한 금액을 받을 수 있을지도 신경쓰이는 문제다.

한ㆍ미 선수계약협정에 의해 만들어진 포스팅시스템은 공개입찰제도를 통해 최고액을 제시한 구단이 선수와 독점계약을 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그동안 포스팅 시스템으로 해외진출이 이뤄진 사례가 거의 없고, 진필중은 2만5000달러, 임창용은 65만달러, 심지어 최향남은 포스팅 금액이 101달러에 불과했다. 또한 포스팅 금액이 구단 운영에 직접 운용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지원금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구단 입장에선 아무것도 없이 선수 하나를 놓치는 셈이다.

큰 무대에서 뛰고 싶은 선수와 많은 이들의 의지와 달리 겉으로 드러나는 현실적인 제약조건은 선수들의 자유로운 진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승적 차원의 구단의 희생이냐, 선수의 희생이냐의 문제는 비단 류현진과 오승환에게만 국한된 얘긴 아니다. 지난해 진출에 실패한 윤석민을 비롯한 가능성 높은 모든 선수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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