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여름 장마철과 경제 불황 등 악재가 겹치면서 서울지역 아파트 값이 2년새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잠실파크리오 대형주택의 경우 가격이 1억원가량 빠졌고 고덕 주공과 둔촌주공, 올림픽패훼밀리타운 등도 하락폭이 1000만~4000만원에 달했다.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서울 0.42%, 신도시 0.18%, 수도권 0.09% 각각 떨어졌다. 서울의 월별 아파트 가격은 2010년 7월 0.43% 떨어진 이후 2년만에 최대 낙폭을기록했다. 최근 거품이 빠지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가 한 달만에 0.99% 급락해 내림세를 주도했고, 일반 아파트도 0.34%나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강동구(-0.93%), 중구(-0.69%), 송파구(-0.68%), 강남구(-0.67%), 마포구(-0.55%), 서초구(-0.49%), 양천구(-0.47%) 등의 순으로 내림폭이 컸다. 이들 7개구뿐 아니라 서울지역 25개구가 모두 변동률이 마이너스였다. 고덕주공 등 시공사 선정이 무산되거나 소송에 발목이 잡혀 재건축 사업이 지연된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부동산114 조사결과 지난달 강동구 고덕주공과 둔촌주공이 1000만~4000만원, 송파구 올림픽훼밀리타운이 1000만~3500만원,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단지가 1000만~3000만원 각각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송파구 잠실파크리오 대형 면적에서는 최대 1억원까지 하향 조정된 사례도 나왔다.

7월 아파트값이 추풍낙엽으로 떨어진 것은 계절적으로 장마철 비수기인 데다 유로존 재정위기와 국내 가계부채 악화 문제가 안팎에서 동시에 터졌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하, 양도세 중과 폐지안 국무회의 통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방침 등 부동산 거래활성화 조치들이 잇따라 쏟아졌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김은진 부동산114 연구원은 “앞으로 양도세 중과 폐지와 취득세 감면 연장 방침등에 따라 매도자의 주택 처분 부담이 줄고 실수요자의 구입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투자심리를 북돋울 호재가 없어 당분간 소강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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