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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수 강민의 런던통신⑥] 신사의 나라에서 이룩한 감동의 첫 4강 진출
고국을 떠나 머나먼 이국땅인 런던에 온 지도 벌써 11일 째 되는 날이다. 짧지 않은 체류기간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눈물겨운 투혼으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자랑스러운 우리 대표 선수들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뭉클해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특히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마지막 1초가 심판의 오심으로 멈춘 탓에 다 잡은 승리를 놓쳤던 신아람 선수의 불운, 그 불운을 딛고 단체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획득한 신아람 선수의 정신력 또한 한국의 기상을 전세계에 알리는데 충분했다.

어디 펜싱뿐이던가 올림픽 사상 첫 4강 진출이란 대업을 이룩한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활약 또한 영국 한인 사회를 들뜨게 만들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B조 조별 예선 때부터 예감은 좋았다. 나는 가봉과의 예선 3차전이 열린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우승 기원 퍼포먼스를 하며 많은 현지 영국인들은 물론, 외국 사람들에게 관심과 박수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색소폰 연주는 물론, 아리랑 응원단과 함께 사물놀이 응원전을 펼치며 장내의 이목을 끌었다.

나는 그들에 눈에 나와 아리랑 응원단의 모습이 어떻게 비춰졌을지 많은 생각을 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는 확신이다. 



경기는 다행스럽게 무승부로 끝났고, 한국은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나와 아리랑 응원단은 런던 워터루 도심 복판 파크라인 약 10Km를 도보로 움직이면서 각종 퍼포먼스를 펼쳤다. 연신 “대한민국”을 연호 하는 우리들의 모습에 외국인 역시 동참하며 국적을 초월한 한마당 축제를 벌였다.

이윽고 시간은 흘러 대망의 8강전이 열리는 아침이 밝았다. “과연 이길 수 있을까?” “과연 우리가 해낼 수 있을까?” 아침부터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축구의 본고장 영국 그것도 카디프에서 7만 명 정도 수용되는 경기장에 100명 남짓한 한국 응원단. 걱정이 점점 커졌다. 영국인들의 절대적인 응원 열기, 더군다나 훌리건이라 일컬어지는 과격한 응원단의 출연도 우려됐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경기초반부터 우리선수들은 공격력 활력이 넘쳤다. 드디어 지동원의 선제골이 터졌을 때는 나 강민이의 가슴도 터졌다. 아니 대한민국이 터졌다. 그리고 또 영국의 득점은 우리를 더욱 힘 있게 만들었다. 



우리는 힘을 내어 응원했고 또다시 페널티킥 그리고 정성룡의 선방 때는 나와 아리랑 응원단의 가슴은 또다시 뛰었다. 전후반 90분 그리고 연장 30분 이 지난 후 영국인들은 연신 ‘오 마이 갓!’을 외쳤고 대한민국은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쳤다. 드디어 이범용의 선방과 기성룡의 결승골로 우리는 이번에는 가슴도 터지고 눈물도 터졌다.

‘사상 첫 올림픽 축구 4강 진출 ’ 우리는 해냈다. 그리고 이제는 두려울 게 없는 성난 노도처럼 우리는 거침없이 4강으로 간다. 10년 만에 이뤄낸 국제대회에서의 4강 이제는 챔피언이 되고 싶다. 아니 할 수있다. 그리고 영국 현지인들의 신사다움을 느꼈다 홀리건은 1명도 없었다.

모두가 한국팀을 칭찬하고 우리의 어깨를 두드리며 힘을 줬다. 강민과 아리랑 응원단은 쉼 없이 북과 꽹과리를 쳤고 소리를 질렀다. 경비들이 와서 꽹과리를 못치게 할 때는 현지인들이 경비에게 야유를 보내며 우리의 응원을 도와줬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후에는 모두가 하나가 돼 얼싸안고 지구촌 축제를 즐겼다. 오심은 있었지만 영국민들은 신사였다. 우리의 목표 우승을 향해 달려간다. 선수들도 강민도 아리랑응원단도 한인회응원단도 모두가 하나 돼 맨처스터로 간다 우리의 꿈을 이뤄낼 맨처스터로 가자!

(카디프)영국=가수 강민, 정리=최준용 기자 /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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