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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늦었지만 김광수가 티아라를 살리는 법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티아라 사태는 소속사의 미숙한 대응으로 상황이 악화됐다. 김광수 대표의 소통방식에서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아이돌 그룹 멤버간에 사이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대중들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는 티아라 멤버들간의 불화에 대해 대중에게 충분히 납득시키지 못했고, 멤버 화영을 돌출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퇴출시키는 선택을 했다.

도쿄 공연 후 멤버들이 트위터에 ‘의지의 차이' 운운하며 화영을 공격하는 듯한 글을 올린 것과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여러 개의 티아라 왕따 동영상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설명 정도는 필요했다.

대중들은 화영이 팀내에서 왕따를 당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반해 김 대표는 심각한 집단왕따는 없었다면서 “(화영 방출을) 티아라를 보좌하는 19명 스텝의 볼멘 소리를 수렴해 내린 결정이다”고 밝혔다. 중대발표를 한다고 ‘예고'까지 해놓고 한다는 발표가 이것이었다.

아이돌 그룹의 멤버 한 명이 팀을 떠날 수는 있다. 원더걸스도 멤버를 몇 차례 교체했고, 재범도 2PM을 떠났다. 하지마 티아라는 다른 경우다.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왕따와 관련된 ‘설’이다. 왕따의 가해자는 가만히 있고 왕따 당한 학생이 오히려 전학을 가야하는 사회 현실과 같은 구도가 된 것이다. 그래서 학부형까지 나섰고 연예계 이슈가 아닌 사회적인 문제로 확산돼 대중이 분노하게 됐다.

처음부터 멤버간 불화에 대해 대중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중재의 전략을 강구했더라면 대중의 머리에 ‘화영=피해자, 다른 멤버=가해자'라는 일방적 구도가 형성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김광수 대표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김광수 대표의 기획방식을 보아온 기자의 한 사람으로서 제안할까 한다.



김광수 대표는 기획력(또는 ‘감')이 뛰어난 사람이다. 하지만 그의 기획력은 이미지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방식이다. 드라마가 있는 뮤직비디오를 활용한 이미지 전략이 대표적이다. 언론을 활용하는 방식도 이의 연장선상에 있다. 조성모에게 귀여운 막내 동생 이미지(매실 CF로 타격을 받았지만)를 심어 대중들이 좋아하도록 만들었다. 김 대표의 기획력은 대중음악에서는 여전히 먹힌다. 트로트 가수가 아닌 걸그룹 티아라를 ‘뽕끼' 가득 머금은 노래들로 결국 성공시켰다.

하지만 지금은 대중음악 시장이 완제품을 툭 던져놓고 이미지 관리만 하면 되는 시대가 아니다.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하며 콘텐츠를 만들어가야하는 스토리텔링의 시대다. 그러기 위해서는 긴밀한 소통체계를 갖추어야 하고, 제작자(생산자)는 소신과 철학 정도는 지니고 있어야 한다.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하며 단점 지적까지도 프로그램내에 수용하는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김광수는 이런 면에서는 약하다. ‘옛날' 사람이라는 말이다. 게다가 김광수 대표는 ‘권력자'다. 강자가 19살짜리 화영이 잘못한 게 ‘뮤직뱅크' 뿐만 아니라 수십가지나 된다고 하는 건 ‘소통'이 아니라 ‘위협'으로 들린다. 아이들이 힘들면서도 즐겁게 따라오도록 만들어야지 사장이 정한 일방적 군대식 규칙에서 낙오하면 쫓아낸다는 식이어서는 안된다.

따라서 김 대표는 이제 대중음악 콘텐츠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소통체계의 미흡함을 솔직히 인정하고 코어콘텐츠미디어의 관리 시스템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는 K팝 한류를 선진화시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지금의 김광수 대표의 전략은 결과적으로 가수를 단기적 상품으로 만들어버리고 만다. 김 대표는 이 기간을 최대한 늘리기 위한 전략을 강구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하루 24시간을 쉴새 없이 돌린다고 성공하는 시대가 아니다. 그것은 어른들이 아이들을 착취하는 느낌을 주고 한류에 ‘동승'하는 게 아니라 ‘편승'한다는 소리를 듣기 쉽다.

우선 김 대표는 티아라의 분란에 대해 어떤 질책도 달게 받겠다는 뜻을 말로 전하고 실천전략으로 기존 제작관리방식과 소통체계를 전환시키겠다는 약속을 했으면 한다. 몸속에 있는 종양이 밖으로 터지면 아플 수밖에 없지만 먼저 터져 빨리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도 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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