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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리아 최악의 시나리오는 종파분열..국경선 사라져
[헤럴드경제=윤현종기자] 시리아 내전이 지난주부터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이번 사태가 현 시리아 국경선이 사라지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아메리칸 대 벤자민 젠센 교수의 기고를 통해 “시리아 내전이 장기화 될수록 종파분열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그렇게 될 경우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이슬람 종파(알라위)가 지방에 별도정권을 세워 지금의 시리아 국경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젠센 교수는 “시리아 내전의 근본원인으로 꼽히는 종파갈등을 이해하려면 이곳 이슬람교도의 10%를 점하는 집권 알라위파(시아파의 분파)가 지금처럼 득세하게 된 과정을 먼저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 아사드 대통령이 속한 소수 알라위파 특유의 응집력 및 그들의 권력독점이 이같은 상황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 알라위파 득세 근원은 위임통치 시절 프랑스의 ‘알라위파 우대정책’ = 젠센 교수는 약 80년 전 프랑스가 시리아를 위임통치하면서 지금의 종파 구도가 싹텄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정부는 1차 세계대전 이후 1920년부터 약 25년 간 현 시리아지역의 국경선을 확정하고 이곳을 지배했다. 이전 4세기 동안 시리아지역을 지배했던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 1차 대전 패전국으로 전락하면서 승전국(영국ㆍ프랑스ㆍ러시아 등)에 이곳 영토를 양도했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그러나 시리아를 이슬람 시아파의 분파인 알라위파 지역과 다수 수니파 지역으로 나눠 지배했다. 아랍 무슬림 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이때 프랑스군은 알라위파 대부분을 프랑스군에 영입했다. 정치력이 약했던 소수 알라위파는 ‘식민 시리아’의 엘리트계층으로 다수인 수니파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당시 알라위파의 거점이었던 지중해 연안 라타키아 지역 등은 지금도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세력의 근거지로 꼽힌다.

1946년 시리아가 정식 독립하면서 알라위파의 세력은 약해졌고, 수니파가 주류 정치세력으로 등장했지만 만 군부 핵심은 여전히 이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이후 알라위파는 1966년 군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했다. 알 아사드 대통령의 아버지 하피즈 알 아사드도 이 쿠데타세력의 일원으로 1970년 대통령이 됐다. 그는 알라위파 최초의 시리아 대통령이자 이후 30년 간 시리아를 지배한 종신지도자였다.

하피즈는 아들에게 권력을 물려줬다. 그가 바로 바샤르 알 아사드 현임 시리아 대통령이다. 그 또한 아버지처럼 자신의 주변을 거의 모두 군부중심의 알라위파 측근으로 채웠다. 젠센 교수는 “따라서 알라위파는 소수지만 이처럼 대 이은 집권을 통해 응집력이 상당히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 시리아 내 알라위파 정권 성립은 재앙 = 아울러 그는 “아사드 정권은 이런 응집력을 이용해 자신의 근거지에 알라위파만의 나라를 세울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시리아 현지에서는 아사드 일가가 알라위파 근거지인 지중해 연안 라타키아 또는 타르투스 일대 항구도시로 피신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WINEP) 소속 앤드루 태블러 연구원도 “아사드 정권이 해안 쪽에 있는 알라위트 근거지로 전략적 후퇴를 준비하는 정황이 여러 곳에서 포착됐다”고 말했다.

젠센 교수는 “알라위파 정권이 시리아 내에 들어설 경우 이는 라타키아나 타르투스를 포함하는 지중해 연안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며 “이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같은 아사드 직속 지방정부는 필연적으로 ’아사드의 친구들’인 이란이나 러시아와 연계해 국제범죄자나 테러리스트들의 온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젠센 교수는 “시리아 내 알라위파의 인구만 50만 가량 된다. 터키의 알라위파는 200만이 넘는다” 며 “이같은 아사드 정권의 존재는 이번 내전을 레바논이나 터키로 확산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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