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이집트 헌법재판소가 10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신임 대통령의 의회 재소집 명령을 뒤집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무르시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무슬림형제단과 헌재의 지원을 등에 업은 군부 사이의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마허 엘 베헤이리 이집트 헌법재판소장은 이날 헌재에서 “헌재는 대통령이 내린의회 재소집 명령의 중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는 최종적인 결정으로, 항소 대상이 아니며 이집트의 모든 국가기관과국민들이 이 같은 결정에 따를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헌재의 판결은 의회가 개원한지 몇시간만에 나온 것이다.

헌재는 대선 결선투표 하루 전날인 지난달 14일 하원의원 선출 과정의 불법성을 이유로 의회 해산 명령을 내린 바 있다. 그 직후 이집트 과도 정부를 이끈 군최고위원회(SCAF)는 의회를 해산했고, 이에 무르시 대통령이 지난 8일 하원 재소집 명령으로 맞서면서 양측간 권력투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해석을 낳았다.

헌재는 이날도 지난달 의회 해산 결정은 총선이 헌법을 위배해 치러졌기 때문에 하원의 법적 효력이 없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라면서 별도의 조치는 필요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SCAF는 전날 오직 헌재의 결정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면서 “모든 국가 기관들이 헌법적 선언을 존중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두 세력간 긴장이 고조되는 양상이지만 양측 모두 잃을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전면전으로까지 치달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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