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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성을 공략하라…첫눈에 소비자…사로잡아라
산업계에서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디자인은 글로벌 무한경쟁을 돌파할 기업의 경영전략이면서도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의 성장동력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죽은 기업도 살린다는 디자인. 최근 산업디자인은 획일화한 디자인에서 벗어나 제품에 가치를 집어넣고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때로는 사람을 생각하게도 만든다.

수백만~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명품시계의 명가 스위스. 그러나 전자시계가 시장을 점령하자 스위스 시계산업은 위기를 맞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스위스는 ‘스와치’ 브랜드에 패션을 입혔다. ‘보는 시계’는 저리 가라였다.

두 번째 시계(Second Watch)라는 뜻과 전통적 시계 강국인 스위스(Swiss)의 이미지를 함께 가진 스와치의 ‘입는 시계’는 패션시계 문화의 상징이 됐다.

촉감으로 구별하는 LG생활건강의 욕실용품 패키지. 샤워 중 눈을 뜰 수 없는 상황에서 같은 모양의 샴푸와 린스, 보디워시를 구별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것이 아이디어의 시작이었다.

이 회사는 표면 질감을 가로로 세로로 또는 밋밋하게 만들어 눈이 아닌 손으로도 제품을 구별할 수 있게 했다. 이 제품은 2007년 독일의 ‘레드닷 콘셉트 어워드’ 최고상을 수상했다.

‘생활 속 디자인’은 산업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국의 디자인 전문업체 IDEO. 오랄비는 이 회사에 어린이 칫솔 디자인을 의뢰했다. 당시 어린이 칫솔은 어른 것보다 작았다.

IDEO 디자이너들은 사람들의 행동을 집요하게 관찰한다고 한다. 어린이들에게 칫솔을 쥐어 보게 한 결과, 손가락이 아닌 주먹으로 잡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어린이 칫솔은 어른 칫솔보다 굵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소니는 다른 디지털 제품과 달리 디지털 액자는 선물용으로 구입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 회사는 제품을 산 뒤 굳이 다시 포장할 필요가 없게 만들었다. 제품 패키지에 상자와 리본을 넣어 철저하게 기프트 수요를 공략했다.

삼성경제연구소 하송 연구원은 “대부분 사람은 첫인상을 보고 사람을 판단한다”면서 “이로 미뤄볼 때, 아무리 잘 만든 제품이라도 첫눈에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시각적 요소가 없다면 그 가치를 전달하는 기회조차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행을 바꾸고, 소비자의 감성을 공략하고, 첫눈에 반하게 하라.” 이제 디자인이 미치지 않는 산업공간은 없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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