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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삼성 ‘휴머니즘 칩’을 심다
기술 보다 ‘사람’…나 보다 ‘당신’…자랑 보다 ‘공감’
최첨단·기능과시 콘셉트 지양
갤S3 CF ‘공감’마케팅 첫 신호탄

기술력·시장점유율 자신감 반영
업계 “작지만 큰 변화” 파급력 주목


지난 9일 삼성전자의 갤럭시S3 LTE 개통 행사장. 소비자들이 운집한 가운데 120초간 CF 동영상이 흘러 나왔다. 화면엔 우리의 일상이 도배됐다. 연인의 기다림과 헤어짐, 감동적인 콘서트장, 소파에서 잠드는 아버지와 딸. 장면 곳곳엔 스마트폰이 친구처럼 등장한다. 카피는 ‘당신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사랑을 더 잘 전하고픈 마음, 당신의 생각을 나누고픈 마음.(중략)그리고 잠들 때까지 함께 하고픈 그 마음까지 당신을 이해합니다. 인간중심 스마트폰 갤럭시S3’. 맨마지막엔 ‘인간을 위한 디자인(Designed for humans)’이라는 자막이 나왔다.

삼성전자의 커뮤니케이션이 변하고 있다. 예전엔 최첨단, 강력한 탑재 기능 등을 과시하는 콘셉트를 지향했다면, 이젠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스마트폰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기술의 삼성’답게 과거엔 기능과 품질의 우수성을 내세우는 광고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들어서는 나(제품)보다는 ‘당신, 여러분(사용자)’에게 귀 기울이는 광고들을 잇달아 선보이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 고객들에게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마케팅의 대전환이다.


갤럭시S3 개통 행사의 CF는 이 같은 움직임의 신호탄. 갤럭시S2 때만 해도 삼성의 캠페인은 당신이 아닌 ‘나’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우리는 빨라졌습니다. 우리는 선명해졌습니다. 우리는 슬림해졌습니다”였다. 제품의 품질에 주목해 달라는 메시지였다.

하지만 갤럭시S3의 슬로건인 ‘당신의 마음을 이해합니다’는 예전과의 차별화를 의미한다. 삼성 관계자는 “진정으로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고, 그들이 원하는 편리한 기능을 제공하는 인간 중심의 스마트폰이라는 데 방점이 있다”고 말했다.

기술보다는 사람이 우선이라는 공감형 콘셉트가 유효하다는 자신감이 행간에 엿보인다.이미 이런 분위기는 감지됐다. 삼성전자가 지난 3월 세상에 내놓은 ‘인사이트 전’ 캠페인의 광고도 이와 유사하다. ‘인사이트 전’은 한빛 시각장애학교 학생들이 삼성전자의 카메라를 사용해 눈으로, 마음으로 촬영한 백여장의 사진들을 ‘만저, 보다’, ‘느껴, 보다’ ‘들어, 보다’라는 세 가지 주제로 전시하는 캠페인이었다. 이 캠페인은 칸 국제광고제 수상작이란 점에서 세상과 글로벌로 향한 소통 선언이 공감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품질에 대한 구구한 설명없이 ‘사진을 통해 느끼고 소통한다’는 본질을 담아낸 것은 작지만 큰 변화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칸 국제광고제 수상작인 ‘인사이트 전’(위)과 재기 발랄함이 돋보이는 베컴이 출연한 갤럭시노트 광고의 한 장면.

약간 다른 해석도 있다. 경쟁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삼성이)우리 좀 봐 달라고 외쳤다면, 이제는 ‘우리는 준비가 다 돼 있으니 와서 즐겨라’는 느낌”이라면서 “기술력이나 시장점유율 등 모든 면에서 1위로서의 여유와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삼성이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위치에 오르면서 ‘공감과 재미’라는 스마트 시장의 본질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분명하다.

캠페인에도 재기발랄함도 더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5월 말 공개된 영국의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의 갤럭시노트 광고다. 베컴이 축구공을 차례로 발로차 북을 맞춰서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를 연주하는 광고는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반향을 얻어냈다. 한 달 반여 만에 유튜브에서 무려 450만명 이상이 감상했다.

김영상ㆍ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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