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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과그림자’, 애초에는 전광렬 역이 열번째 비중?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전광렬(52)은 드라마에서 주로 주조연급 연기를 맡고 있다. ‘빛과 그림자’ ‘싸인’ ‘제빵왕 김탁구’ ‘태양을 삼켜라’ ‘왕과 나’ 등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주조연을 맡고 있지만 극이 진행되면서 어느덧 주연 같은 배우가 돼버린다.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성을 끌어올려주며 시청자를 몰입시키는 힘이 대단한, 저력의 배우이기 때문이다.

또한 전광렬이 출연한 드라마는 시청률로 실패하는 드라마가 거의 없다. 최근 2년간 전광렬이 출연했던 작품중 부진한 드라마는 ‘태양을 삼켜라’가 유일하다. 그래서 ‘태양을 삼켜라’의 최완규 작가와 재기(?)를 다짐하며 다시 한번 시도한 드라마가 최근 종영한 64부작 드라마 ‘빛과 그림자’다. 캐릭터 명도 ‘태양을 삼켜라’의 장민호와 성이 같은 장철환 역이였다. 장철환은 장민호보다는 훨씬 더 사악한 배역이었다.

그런데 처음에는 전광렬이 맡은 장철환역의 비중이 매우 낮았다고 한다. 중년 연기자다보니 주인공 역할에서 조금 비껴나 있었다. 안재욱, 이필모, 남상미, 손담비보다는 윗세대의, 안재욱 부친과 비슷한 세대였기 때문에 장철환의 비중을 높이기 힘들었다. 전광렬 소속사에서는 열번째 정도의 비중이었다고 한다. 초반에는 원래 시놉시스대로 찍다보니 전광렬의 분량이 별로 없었다. 사전 제작 드라마였다면 전광렬은 별로 비중 없는 역할로 드라마가 끝났을 것이다.


‘빛과 그림자’ 제작진은 전광렬을 전략적으로 캐스팅했다고 한다. “호흡이 긴 시대극인데 노말(평범)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조커’로 전광렬을 염두에 두었던 것이다.

게다가 최완규 작가의 스타일이 남성적인 세계에 대한 상상력, 즉 정치나 밤의 세계를 풀어가는 데에는 강점을 보이지만 멜로 구축이나 진취적인 여성상을 구현하는 데는 약하다보니 정치 세계를 보여주는 장철환 역을 부각시키기가 쉬웠던 점도 전광렬의 극적 비중을 키운 요인이었다. 전광렬은 완벽한 캐릭터 분석과 카리스마 연기로 드라마에서 절대적 강자로 자리잡아 한동안 ‘악인이 설치는 드라마’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전광렬은 우리 현대사가 낳은 괴물인 장철환이라는 악역을 완벽하게 연기해 존재감과 긴장감을 높였고, 그의 연기는 시청자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나중에는 전광렬의 비중이 너무 많아지다보니 ‘전광렬 사골 드라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빛과 그림자’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세계의 비중이 높아지고 원래 목적인 연예비즈니스 세계와 밸런스를 맞추지 못하고 남상미, 손담비 등 여주인공을 제대로 부각시기지 못한 것은 그런 점에 기인한다. ㅣ

개인적으로 1994년작 ‘종합병원’에서 전광렬을 봤을 때는 괜찮은 연기를 선보였지만 눈에 확 들어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노력하는 배우로 지금의 자리에 우뚝 섰다. 전광렬은 “대사 한 문장을 놓고 잠 못 이룬 적도 많았다”고 말한적이 있다. 아무튼 맡은 드라마마다 극성을 강렬하게 끌어올려주는 역할로 극의 중심에 서고마는 전광렬은 대단한 배우임에는 틀림없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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