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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약사들 “화장품 강자로 불러달라”
아토피 보습제·여드름 치료제 등
병의원 전용 화장품 공급 탈피
독자적 브랜드화…사업확장 가속


제약사가 최근 브랜드 리뉴얼 등으로 화장품 사업 확장에 나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병원 등에서 제한적으로 유통됐던 제약사 화장품이 피부과 대중화 시대를 맞아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계열사인 태평양제약은 기존에 판매해왔던 병의원 전문 화장품을 지난달 ‘에스트라’라는 통합 브랜드 아래 재편했다.

태평양제약은 그간 아토피 환자들을 위한 보습제 ‘아토베리어’, 여드름성 피부 전용 화장품 ‘테라크네’, 피부과 시술 후 피부 안정을 돕는 ‘리제덤RX’ 등의 브랜드로 제품을 내놨다. 병의원 전문 화장품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브랜드파워의 중요성을 느끼고 이번에 통합 브랜드 에스트라를 내건 것이다.

대웅제약의 관계사인 디앤컴퍼니는 세포 재생에 초점을 맞춘 화장품 ‘이지듀’를 내놨다. 이 제품 역시 피부과 병의원 전용 화장품으로, 기존에 판매되고 있었으나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이지듀란 이름으로 브랜드를 재정비했다.

대웅제약 ‘이지듀’

한국오츠카제약은 일본에서 남성화장품 분야 시장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는 화장품 ‘우르오스’를 지난 3월부터 국내에 들여오기 시작했다. 우르오스는 국내 출시 이후 이마트 홈플러스 등의 대형 마트와 드러그스토어 등으로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제약기업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외국에서 유명세를 떨쳤던 화장품 ‘피지오겔’을 올해부터 직접 수입해 판매 중이다. 피지오겔은 빠른 흡수력과 보습력 덕분에 국내에서 아토피를 앓는 아이들을 위한 제품으로 부모 사이에 입소문이 자자했다. 그간 병행수입품이나 온라인 사이트를 통한 구매 대행, 직접 구입 등으로 유입되다 최근 GSK가 정식 판매를 맡았다.

제약사 화장품들은 의약품 개발 등의 분야에서 제약사가 쌓아온 기술력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특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지듀’는 대웅제약이 특허를 보유한 EGF 성분 활용기술을 이용해 제품을 만들었다. EGF는 세포를 성장시켜주는 인자로, 콜라겐 합성과 피부 재생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디앤컴퍼니는 EGF를 이용해 레이저 등 피부과 시술 후 피부 재생에 도움을 주는 화장품인 이지듀를 만들었다.

GSK의 피지오겔은 DMS(더마 멤브래인 시스템) 기술을 활용한 빠른 보습력이 특징이다. GSK 측은 “피지오겔은 피부 지질층과 유사한 구조인 DMS 기술을 활용해 흡수와 보습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오츠카제약 우르오스

의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이 같은 화장품들은 더마 코스메틱, 혹은 코스메슈티컬(코스메틱+메디컬) 등으로 불리며 소비자 사이에선 일반 화장품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제약사 화장품의 영역 확장은 역설적으로 ‘피부과 대중화 시대’를 맞았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최근 피부과 방문이 미용의 일환으로 인식되면서 잡티 제거를 위한 레이저 시술이나 여드름 치료 등은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동과 성인이 돼서도 아토피 고민을 하는 이들이 늘었다. 때문에 피부과를 통해 소개받는 화장품을 이후에도 재구매하는 비율이 늘어 병의원 기반의 화장품들도 소비자 인지도가 중요해진 것이다.

이지듀 관계자는 “브랜드를 리뉴얼한 것은 병원에서 제품을 소개받은 소비자들이 별다른 설명 없이 바로 제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도 있다”며 “판매가 대부분 병원을 통해 이뤄지지만 20% 정도는 온라인망을 통해 재구매 등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화장품 시장에서 전성기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은 제약사들은 큰 포부를 내세우고 있다. 태평양제약은 올해 매출 75억원, 다음해 매출은 150억원으로 목표를 세웠다. 이는 국내 병의원 전문 화장품 시장 1위인 로레알그룹 ‘라 로슈포제’의 연매출 추정치(100억원)를 넘는 수준이다.

한국오츠카제약은 우르오스를 통해 2016년께 국내 남성화장품 시장 상위 3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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