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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막강 구매력 갖춘 테스트베드 시장…“크고 강한 코리아”
세계 7번째‘ 20-50클럽’…한국경제의 뚝심
국민소득 2만달러 ‘규모의 경제’로
1억원대 외산車 수입 세계4위
300만명 외국인도 내수파이 키워

높은 잠재력에 글로벌 기업들 주목
수출·내수시장 동반성장 눈돌릴때



대한민국 내수시장을 보는 눈이 바뀌고 있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 파묻혀 큰 의미가 없는 시장 취급을 받던 시대는 지났다. ‘20-50클럽’의 가입이란 인구 수에서도 5000만명으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크기가 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국민소득 2만달러로 양질의 소비력을 갖춘 구매층이 두껍게 형성됐음을 뜻한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는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자원 빈국(貧國)이다. 내세울 것이라고는 값싸고 질좋은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수출경쟁력밖에 없었다. 지금도 과거에 비해 수출품목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업그레이드됐지만 여전히 경제의 중심은 ‘수출’이다.

하지만 이제 이런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제는 내수시장에 대한 눈을 새롭게 떠야 할 때라는 얘기다.
한국의 인구가 23일 5000만명을 넘어선다. 같은날 세계 인구는 70억5000만명으로, 한국 인구가 세계 인구의 0.71%를 차지한다. 그래픽=이은경@pony713

▶글로벌 기업 韓시장에 눈 먼저 떠=현재(2010년 기준) 국내 자동차시장은 150만대 규모로 세계 12위 정도다. 프랑스ㆍ이탈리아ㆍ캐나다보다 작은 규모다. 하지만 기준점을 달리하면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음이 보인다.

지난해 아우디코리아는 최고가인 A8 모델을 1417대 판매했다. 전년 동기(515대) 대비 3배 가까운 성장률이다.

독일 본사에서 봤을 때도 한국은 매우 특별한 시장이 됐다. 1억2300만~2억5000만원에 달하는 A8 모델을 전 세계에서 5번째로 많이 팔아치운 시장이었다. 1위 중국이 1만2425대였고 그 뒤를 미국(5700대), 독일(4933대), 러시아(1510대)가 차지했으며 다음이 한국이었다. 인구 대비로는 단연 1위였다.

BMW도 7시리즈(2378대)와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2321대)도 글로벌 기준 세계 4위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모두 1억200만원대부터 시작해 3억원에 육박하는 차량이지만 역시 한국은 큰 손이었다.

대당 1억원이 넘는 차량이 지난해 국내에서 1만대 이상 팔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자동차시장 전체 규모로 보면 큰 성장세는 아니지만 초고가 시장 등 틈새시장은 분명 글로벌 시장 규모에 비춰봤을 때 추가 성장 잠재력이 기대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EU상공회의소(EUCCK) 관계자는 “미국이나 중국 같은 곳은 시장 자체가 크기는 해도 그만큼 투자비가 높다”면서 “하지만 물리적으로만 봐도 한국은 좁은 국토에 인구밀도는 높고 소득수준이 높은 고객이 몰려 있어 투자비 대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라고 평가했다.

▶외국인까지 합세해 내수 시장 살려=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면서 한국의 위상이 달라졌다. ‘아시아’라고 하면 중국과 일본밖에 모르던 서양인도 한국에 대해 시장을 조사하고 공부하면서 그 중요성을 깨달아가기 시작했다.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인구 5000만을 돌파할 수 있던 원동력은 외국인 인구 유입이었다. 현재 국내 거주 공식 등록된 외국인 인구만 100만명에 육박하고 비공식까지 합하면 20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인구가 이렇게 많아진 데는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가 해외에서 그만큼 매력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 발표한 ‘2011년 지구촌 해외여행동향과 대응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관광기구(UNWTO)가 집계한 2011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980만명이었다. 세계 순위에서 2계단 상승한 25위다.

드라마에 이어 K팝까지 이어지고 있는 한류 덕분에 2001년 515만명이었던 외국인 관광객은 2010년 880만명으로 10년 사이 70.9% 성장했고, 올해에는 사상 최초로 1000만 관광객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프랑스에서 발간된 ‘미슐랭가이드’ 한국편은 한국에서 가볼만한 관광지를 무려 110개나 꼽았다. 최근 유행하는 K팝을 좋아하는 외국 젊은이들은 한글을 배우기 위해 학원을 다니기도 한다.

이런 영향으로 한국의 화장품은 국제적인 유명세를 타고있다. 지난 2005년 국내 화장품 업체 ‘한스킨’이 평상시 화장하지 않고 얼굴을 보정하는 기능을 가진 한국형 비비크림을 개발해 해외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은데 이어 ‘이샤’는 일본에만 3000개 이상의 지점을 냈다.

통계청의 소매액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소비자들이 사들인 화장품 총액은 10조8200억원 규모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6%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화장품 판매액의 전년 대비 성장률은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최고는 2009년 11.3%였다.

화장품 내수 규모(소매 기준)는 2005년 7조2240억원, 2006년 7조4190억원, 2007년 7조9810억원, 2008년 8조3520억원, 2009년 9조2950억원, 2010년 9조8071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오히려 국내 소비자는 소폭이라도 외국 브랜드로 빠져나가는 경향이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의 구매가 급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고 말할 정도다.


<윤정식 기자>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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