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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짝’, ‘9회말 2아웃’ 끝까지 가봐야 아는 “야구는 사랑”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프로야구의 계절이다. 남녀노소가 열광하는 인기스포츠, 700만 관중 시대에 도래한 그 프로야구가 애정촌을 습격했다. 야구는 인생이고, 사랑이었다.

SBS ‘짝’의 20일 방송분에서는 국내 프로야구 8개 구단을 대표하는 출연자들이 애정촌에 모였다. 30기의 만남은 바로 야구로 시작한 것이다.

남자 출연자들의 등장은 지난 5월17일 프로야구 성적순이었다. SK-두산-넥센-롯데-LG-삼성-기아-한화로 이어지는 성적표는 고스란히 남자들의 등번호가 됐다.

회사의 이름을 걸고 구단의 이름을 걸고 모인 자리, 이제 여기에선 야구와 사랑을 논하게 됐다. 시작부터 ‘꼴찌’라는 꼬리표를 달고등장한 한화의 남자8호, “지금 꼴등일거에요”라며 착잡한듯 하늘을 봤지만 ‘짝’을 찾겠다는 갈망만은 굽힐 수 없었다. “1등하고 (애정촌을) 나가겠다”는 것이다. 박찬호 류현진 김태균을 보며 대역전극을 꿈꾸는 한화의 팬들처럼 말이다.

남자출연자들이 8개 구단을 대표해 번호를 붙이고 나온 것과 달리 여자 출연자들은 전 구단을 대표하지는 않았다. 두산이 두 명, 한화가 두 명, SK와 롯데가 각각 한 명씩 애정촌을 찾았다. 


어찌됐거 야구는 전쟁, 8명의 남자들과 6명의 여자들은 이제 애정촌에서의 일주일을 각 구단의 자존심을 건 경쟁으로 치르게 됐다. 그만큼 각자가 몸 담은 회사의 지원도 쏠쏠했다. 돈을 모아 용돈(SK)을 만들어두고, 자동차(기아)를 지원받기도 했다. 두산맨의 입장에선 1위 SK를 반드시 꺾어야만 하고, ‘영원한 앙숙’ 롯데와 기아의 두 남자 사이에선 긴장감이 끊이지 않았다. 빈손으로 돌아가면 후사가 두려울 생존경쟁인 셈이다.

첫 인상 선택에서부터 야구 특집의 면모는 톡톡히 보여졌다. 한화 박찬호의 모교인 충남 공주중학교에서 여자들은 야구공을 던져 마음에 드는 남자를 골랐다. 남자들은 베이스 위에 멀찌감치 떨어져 선 여자 출연자들의 곁에 가서 서는 것으로 첫마음을 전했다.

두산에 근무 중인 여자2호는 회사 후배의 배웅을 받으며 애정촌에 입소했지만 첫인상과 도시락 선택에서 ‘0표녀’가 되고 말았다. 씁쓸한듯 웃어보이다 눈물을 비추기도 하고 복잡다단한 심경을 보인 여자2호였지만, 애정촌에서의 일은 아무도 모른다. 지난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슨전에서 9회말 2아웃 상황에 이범호 선수가 동점 안타를 쳐냈을 때의 상황처럼 말이다.

초반은 씁쓸하지만 기회는 아직 많다. 여자2호는 이날 남자3호와 야구장에서 데이트를 가졌다. 넥센을 대표하는 남자3호와 두산 여자2호가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VS LG 전을 관람한 것. 남자3호는 목청을 높여 두산을 응원했다.

복불복으로 짝을 이룬 이들의 야구장 데이트에서는 ‘프로야구의 꽃’ 치어리더, 각 구단의 열띤 응원전과 함께 쉬는시간 진행된 추억의 ‘키스타임’도 ‘짝’을 침범했다. ‘키스타임’의 주인공은 바로 눈물짓던 여자2호와 남자3호였다.

애정촌은 이제 절반이 지났다. 끝을 알 수 없는 인생을 꼭 닮은 야구처럼, 애정촌에 모인 13명의 마음도 늘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상황. 6일을 커플처럼 지내다 마지막엔 변심했고, 한 여자 혹은 남자를 두고 여럿이 경쟁을 하기도 한다. 때로는 ‘수비의 기술’이 때로는 좋은 공을 골라내는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하다. 결국 누가 구원투수가 되고 누가 불멸의 4번타자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 이날 애정촌에서는 1번부터 9번, 아니 8번까지 모두에게 기회가 살아있었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도 없는 ‘짝’이 전한 ‘야구=사랑’학은 27일 계속된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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