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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 세계 경제에 고(告)하다…“살려면 고통ㆍ인기추락 감수하고 개혁하라”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유로존 재정위기로 퍼펙트스톰(perfect storm, 전세계적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위기극복 노하우를 전수했다. 유로존 위기가 확산되면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니나라 경제에도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자리는 18일(현지시간) 멕시코 로스카보스의 2012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장이다.

G20에 앞서 열린 비스니스서밋(B20)에서 350여명의 글로벌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정부 및 국제기구 관계자 등 글로벌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기조연설을 한 데 이어, G20 1차 전체회의에서도 유로존 문제해결에 대한 따금한 충고를 내놨다. 발언들을 한마디로 요악하면 ‘살려면 고통ㆍ인기추락 감수하고 개혁하라. 그리고 코리아에서 답을 찾아라’다.

지난 G20의장국으로서, 세계 11위 경제대국으로서의 자격과 함께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경험이 바탕이다.

첫 포문은 위기의 진앙지인 유로존을 정조준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 국가들은 당장 고통스럽고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을 수 있지만, 구조개혁을 단호히 추진해야한다”며 “개혁이 늦어지면 유로존은 세계경제 불안의 근원지로 남게 될 수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유로존 일부 국가에서 포퓰리즘에 빠진 정치인과, 퍼주기식 복지에 나태해진 국민들이 위기해결에 소극적인 점을 정면으로 비판한 셈이다.

연설에서는 ‘한국이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대규모 기업도산과 대량실업 사태를 과감한 구조개혁으로 극복했다’고 점잖게 표현됐다. 하지만 기저에는 ‘살인적인 고금리로 인한 한계기업의 무더기 도산과 가계위축, 그럼에도 집안의 금붙이까지 국가를 위해 보탠 국민적 고통분담으로 오늘날 대한민국은 다른 나라에 민폐가 되지 않는 탄탄한 경제기반을 갖췄다’라는 자부심이 담겨있다는 평가다.

이는 B20에 이어 열린 G20회의 1차 세션에서도 뚜렷히 드러난다.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6월말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유럽연합(EU) 당사국이 처절하게 근본 대책을 만들기를 촉구한다”면서 “유로존 내 경제력 불균형 문제를 시급히 해소해야 하고 통화 통합뿐만 아니라 재정ㆍ금융 분야에서도 협력 논의가 있기를 기대한다”며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기까지 했다.

특히 “이번 유럽 위기로 전 세계는 물론 한국도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유로존) 당사국들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 근본적 구조조정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성장 동력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해 그 동안 유로존의 문제해결 노력이 부족했음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성장이냐 긴축이냐, 또는 성장이냐 복지냐라는 해묵은 논쟁에도 특유의 중도실용론으로 일침을 가했다. 잘 되는 게 중요하지 뭘 택하느냐를 두고 탁상공론을 할 때가 아니라는 논리다.

이 대통령은 B20연설에서 “긴축과 성장이 반드시 상충관계만은 아니며, 사정에 맞게 재정 건전화 정책과 성장 정책을 적절히 조화시키면 된다”면서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성장동력을 회복하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G20회의에서도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의 구조개혁을 사례로 들며 “긴축과 성장에 대해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고 논란도 있지만, 양자 간 보완적으로 절충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도 정치문제와 경제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최선책도 제시했다. 바로 일자리다. 일자리만 만들어지면 정치인들은 떨어진 인기를 회복할 수 있고, 국민들은 어려워진 살림살이가 나아질 수 있다는 논리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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