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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심장? 그냥 단순해서 그래요”
韓·日그린서 연일 돌풍…‘슈퍼 여고생’ 김효주
기억에 남는건 프로대회 우승
자신감 좋지만 자만심은 금물

9월 세계아마선수권 기대감
신들린 숏게임 능력 생겼으면


4년전 김경태의 등장보다 더 뜨겁다. ‘슈퍼 여고생’ 김효주(17ㆍ대원외고) 돌풍이 연일 화제다. 

지난 4월 롯데 마트 여자오픈에서 쟁쟁한 프로언니들을 9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하더니, 지난 10일에는 일본투어 산토리오픈에서 무려 61타의 일본 최소타기록에 최연소, 아마추어 통산 3번째 우승이라는 기록을 쏟아냈다. 

귀국 이튿날인 12일 본사를 찾은 김효주는 “물 좀 한 잔 주세요”라고 했다. 

인사 다니랴 언론 인터뷰에 응하랴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하지만 인터뷰가 시작되자 무뚝뚝한 듯하면서도 때론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며 발랄한 여고생으로 돌아갔다.. 


이제 프로들도 벌벌 떠는 아마추어 강자가 된 김효주는 아마 시절부터 우승컵을 쓸어담던 초특급선수였다. 초등학교 4학년때 첫 출전한 대회에서 4위에 오르면서 신동 소리를 들었다. 김효주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프로 대회 우승이라며 롯데마트와 산토리오픈 정상에 오른 것이 가장 기뻤다고. 억대가 넘는 상금이 걸린 대회에서 두번이나 우승했지만 아마추어인 김효주는 트로피만 가져왔다. 김효주는 “제일 많은 돈을 받아본 건 송암배 우승때 장학금 500만원”이라며 “상금은 프로가서 따면 되죠”라며 의젓하게 말했다.

김효주의 장점은 어린 나이에도 흔들림없는 플레이와 멘탈이다. 돌부처에 비유될 정도. 김효주는 “강심장이거나,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게 아니고, 그냥 생각이 단순해서 그런거 같아요”라고 말한다. 우승에 근접했다고 초조해하거나 하지않고 곧바로 눈 앞의 샷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은 ‘김효주 골프’의 힘이다.

여기에 김효주의 아버지 김창호씨와 5년 넘게 상비군과 대표팀에서 지도한 한연희 전 국가대표 감독의 영향도 컸다. 아버지는 김효주가 어릴 적부터 우승을 못할 때에도 우승하는 선수가 경기를 끝낼 때까지 대회를 지켜보게 했다. 한 감독은 잘못쳤을 때는 격려해주고, 잘했을 때에는 더 잘 할 수 있었다고 충고했다. 롯데마트오픈 우승 후 김효주가 인사를 하자 한 감독은 “네가 프로대회 우승했다고 중고연맹전 무조건 우승할 것 같아? 자신감은 좋지만 자만심은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김효주는 준우승을 했다.

드라이버로 260야드를 날리고, 7번 아이언으로 140m 정도를 보내는 장타자 김효주는 숏게임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만약 메이저 우승이 눈앞에 왔다면 신들린 숏게임 능력이 생겼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는다.

김효주는 이번 주부터 9월 세계아마선수권 대표를 뽑는 선발대회에 나서야한다. 3개 대회 성적으로 뽑기 때문에 프로 2승을 거둔 김효주라도 예외가 아니다. 2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세계아마선수권 선발전에서 탈락했던 아픔이 있기 때문에 더욱 의욕을 보이고 있다.

한편 김효주는 일본 산토리오픈 우승으로 JLPGA투어 측이 내년도 풀시드 부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이시카와 료의 예가 있어 특별케이스로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투어는 우승을 해도 시드전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내년 출전이 불투명하다. 일본 초청 대회가 연말 시드전 일정과도 겹쳐, 가족, 대한골프협회 등과 진로를 상의하고 있는 중이다.

김효주는 “아직 어디서 뛰게될지 결정하지 못했어요. 서두를 생각도 없구요. 상의해보고 좋은 쪽으로 결론이 나겠죠?”라며 웃었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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