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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뷰티 선진국 佛ㆍ日서도 “‘K-팝’ 화장법이 좋아요”
[헤럴드경제=박동미 기자]대학생 박선미(여ㆍ22) 씨는 걸그룹 화장을 배워보고 싶어서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적잖이 놀랐다. 유튜브에는 ‘K-팝(Pop) 스타 메이크업 따라하기’ 동영상이 수백개가 넘었다. 뿐만 아니라 산다라박, 현아, 티파니 등 인기 걸그룹 멤버의 화장법을 한국이나 아시아가 아닌 서양 여성이 직접 시범보이며 가르쳐줬다. 박 씨는 주변 외국 친구를 통해 K-팝 인기를 체감하고 있지만, 할리우드 여배우 못지않은 미녀도 한국식 화장을 좋아한다고 하니 괜히 기분이 우쭐해졌다.


▶뷰티 선진국 프랑스 소녀도 “K-팝 스타 메이크업 좋아요”= 최근 방한한 유럽 최대 한류 팬클럽 ‘코리안커넥션’ 의 싸나 아베드(여ㆍ25ㆍ프랑스) 씨는 “가인이 제일 예쁘다”며 “팬클럽 멤버는 K-팝 가수의 화장을 따라하곤 하는데, 요즘엔 브라운아이드걸스 가인의 눈화장법이 인기”라고 말했다.

아시아 관광객이 국산 화장품을 ‘보따리’로 구매해가고, 청담동 일대 미용실에서 ‘한국식 화장법’을 체험하는 동안 프랑스 등 유럽의 한류팬들은 SNS를 통해 K-팝 스타일 메이크업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이들이 직접 화장하는 모습을 유튜브 등에 올리면 오히려 한국 여성이 보고 따라 할 정도다. 


K-팝 스타일 메이크업이란 아시아 여성에게 인기있는 ‘한 듯 안한 듯 자연스러운’ 투명화장이 아니라, 걸그룹이 무대위에서 주로 하는 화려한 ‘분장’이다.

‘뷰티 독설가’로 유명한 피현정 브레인파이 대표는 “걸그룹은 눈꼬리가 올라간 스모키 메이크업(검게 그을린 듯한 눈화장)을 많이 한다”며 “카리스마 넘치면서도 윤기 흐르는 피부 표현으로 어려보이게 연출하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수백개 동영상 중 K-팝 붐의 시작을 알린 보아를 비롯해 가인, 산다라박, 현아 등의 화장법이 인기다. 모델은 커다란 눈에 오뚝한 코를 가진 서양 여성이고, 설명은 물론 영어다. 대부분 프랑스 등 현지 팬들이 직접 올린 것이어서 더 흥미롭다.


▶ K-팝 스타들 해외서 ‘뷰티 멘토’로 자리매김= K-팝의 전 세계적 인기를 등에 업고 30~4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일부 고가 제품군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화장품 광고시장을 2NE1, 소녀시대, 카라, 티아라 등 걸그룹과 아이유, 이효리 등 인기 한류 스타가 점령했다. 모델을 보면 최근 ‘대세’ 스타도 쉽게 파악 가능하다.

현재 더샘, 더페이스샵, 미샤 등 중저가 브랜드 10개 중 8개가 해외서 인지도 높은 K-팝 스타를 기용하고 있다. 방한 외래관광객을 겨냥하기도 하지만, 해외 홍보와 진출도 용이해서 ‘일석이조’다. 해외 방송에 K-팝 스타가 출연하면 빠지지 않는 내용이 그들의 패션과 뷰티 정보다. 자연스럽게 브랜드가 노출된다. 

테레비도쿄에서 지난 4월부터 방송하고 있는 일본판 ‘겟잇뷰티(한 케이블채널의 인기 미용정보 프로그램으로, 현재 유진이 MC다)’인 ‘도쿄 브랜드뉴 걸즈’에서는 애프터스쿨의 나나가 고정출연해 뷰티에 관한 최신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또 카라는 일본 등 해외 팬미팅 때 ‘뷰티 토크쇼’를 열어 자신들이 쓰는 제품을 공개하고, 현지 팬들과 미용정보를 공유하는 모습도 보였다. 프랑스만큼이나 뷰티산업이 발달해 콧대 높은 일본 여성이지만 반응은 항상 ‘사이코오(최고)’다. 



▶관광객 화장품 ‘사재기’와 청담동 미용실 체험도 진화= ‘비비크림’에서 시작된 국산 화장품 인기는 세계적 K-팝 열풍과 맞물려 중국ㆍ일본 등 아시아권은 물론 최근엔 미국 최대 화장품 편집숍인 ‘세포라’까지 입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뷰티 한류’는 명동과 청담동에 가면 쉽게 느낄 수 있다. 명동의 한 중저가 브랜드 가게에서는 비비크림 등을 ‘보따리’ 로 짊어지고 가는 중국 관광객을 위해 50만원, 100만원 이상 구매 사은품으로 커다랑 여행 가방을 증정한다. 중국 관광객이 기념품으로, 또 현지 지인에게 2~3배로 판매하기 위해 한국 화장품을 ‘사재기’한다는 건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한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중국인은 화장품을 사은품 가방에 꽉꽉 채워서 고국으로 돌아간다”며 “애초 내국인이 아닌 관광객을 위한 선물”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청담동에 밀집한 미용실에 들러 메이크업을 받는 한류팬도 많다. 기존 ‘한류 관광’에도 ‘뷰티투어’는 있었지만, 목적과 내용이 완전히 바뀌었다.

한 청담동의 미용실 관계자는 “전에는 류시원, 배용준, 장나라, 장서희 등 한류 스타 단골 미용실에 와서 기념사진을 찍거나 담당 미용사에게 시술을 받았다면, 요즘엔 스타와 상관없이 일명 ‘투명화장법’이라고 불리는 ‘한국식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링’을 체험하고 가는 추세”라고 전했다.



▶해외 언론인도 관심ㆍ외국인 대상 뷰티클래스도= 드라마 촬영지 방문이나 쇼핑이 주를 이뤘던 한류 관광에 뷰티체험이 추가되고, 세계 최대 화장품 수출국인 프랑스 현지에서도 ‘한류 스타 메이크업’이 인기를 얻자 업체와 기관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사장 이참)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해외 언론인을 초청, 뷰티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ㆍ중국ㆍ홍콩의 기자단이 현지 방송을 통해 이를 소개하도록 독려한다. 특히 올 1월 공사는 한류관광팀을 새로 설치하며 ‘뷰티’를 접목한 상품개발에 힘쓰고 있다.

제상원 관광공사 한류관광팀장은 “중국ㆍ일본 사업부를 중심으로 진행한 뷰티투어 프로모션을 앞으로 한류관광팀에서 더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글로벌문화관광센터(센터장 이수나)의 외국인 대상 ‘한류 스타 메이크업 강좌’도 있다. 4월 첫선을 보인 이 강좌는 영어ㆍ일어ㆍ중국어 등으로 진행되는데, 4월 26일 있었던 1차 강좌는 수강신청 이틀 만에 마감될 만큼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영어 강좌엔 미국ㆍ캐나다ㆍ멕시코 등 미주지역뿐만 아니라 프랑스 등 유럽에서 온 참가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피현정 뷰티디렉터는 “본래 동양 여성의 화장은 눈을 크게 보이는 데 주력하고, 서양 여성은 그윽한 눈매를 좋아하지만, 최근 국내 걸그룹의 눈꼬리를 살짝 올린 ‘캣아이 스모키 메이크업’은 도발적이면서도 소녀 감성을 잘 드러내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서양인에게도 인기를 끌 만큼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전했다. 

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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