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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리티 프로그램 정신병 유발한다?
[헤럴드경제=박혜림 인턴기자]최근 국내에서 유행으로 번진 ‘리얼리티 쇼’가 정신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대 정신의학과 교수 조엘 골드와 그의 형제인 이안 골드 맥길대 정신철학과 박사는 최근 자신이 리얼리티 TV쇼의 주인공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5명을 대상으로 리얼리티쇼가 인간의 정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한 결과, 해당 프로그램이 스트레스로 인해 과대망상이나 편집증을 줄 수도 있다고 1일(현지시각)밝혔다.

연구팀이 ‘트루먼쇼 망상(Truman Show delusions)’이라고 명명한 이 정신병은 지난 1998년 개봉한 영화 ‘트루먼쇼’에서 착안한 것. 영화는 자신도 모르게 30년간 리얼리티 TV프로그램에 노출돼 살아간 한 인간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에 피실험자로 참여한 한 환자는 ‘9/11 테러’가 자신이 출연한 쇼의 일부이며 여전히 세계무역센터 빌딩은 그대로 서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눈에 카메라가 이식되어 있다고 믿었다.

또 다른 환자는 자신이 리얼리티 쇼의 출연자 중 하나로 비밀리에 임무를 수행 중인 것으로 믿고 있으며 곧 정체가 밝혀진다고 주장했다.


즉 이들은 자신이 실제 리얼리티 속의 주인공이라는 착각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연구팀의 골드 박사는 “망상에 빠지는 사람들은 그들의 거주지에 큰 영향을 받는다”며 “사우디 아라비아에 사는 사람들의 경우 모래에 뒤덮이고 있는 듯한 착각을 경험한다. 또 미국에 있는 사람들은 CIA에게 쫓기고 있다는 망상에 휩싸인다”고 지적했다. 이는 망상의 내용이 문화적인 영향을 기반으로 발생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골드 박사는 단순히 리얼리티 쇼를 많이 본다고 해서 정신적 질환이 발병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신분열증 같은 정신질환 초기 단계거나 이미 발병한 상태일 때 리얼리티 쇼를 접할 경우 문제가 되는 것. 그는 트루먼쇼 망상이 ‘예루살렘 신드롬’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예루살렘 신드롬이란 일종의 히스테리 현상으로 심신이 불안정한 순례자가 성지 방문 후 그를 압도하는 종교적 황홀감에 도취돼 히스테리에 빠지는 것을 뜻한다. 이 신드롬을 겪는 사람들은 자신이 다윗 왕이나 성모마리아 등 성서에 나오는 인물이 되었다고 착각, 거리에서 예언을 소리쳐 말하는 등 정신적 착란을 일으킨다.

골드 박사는 “리얼리티 TV쇼가 새로운 병을 만든다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로 인한 과대망상이나 편집증을 줄 수 있다”면서 “인터넷, 유튜브, TV 등 실시간 매체들이 사람들의 정신병적 망상을 채우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mne198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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