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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능과 파격의 클래식
에로틱 궁중사극 ‘후궁-제왕의 첩’ 시사회
형수를 향한 금지된 욕망
옛 남자를 향한 지고한 사랑
자신을 거세시킨 세상에의 복수…

야하게 뜨겁게 아름답게…
스크린 가득채운 살색의 향연
구중궁궐 권력·음모 그려내


“전하, 중전의 왼쪽에 누우신 연후에 마마의 아랫입술을 핥고 빨며 ○○이 부풀어 오를 때까지 아랫배를 살살 문지르십시요. 중전마마는 전하의 허리를 양손으로 잡고 ××을 받아들이십시요.”

왕의 침실 밖에 버티고 선 내시가 하나씩 이르면 방안에선 벗은 몸으로 누운 왕과 중전이 합궁한다. 진기한 풍경이다.

야하고 뜨겁고 아름다웠다. 남녀 배우들이 실오라기 하나 남기지 않은 채 벗은 몸은 카메라 앞에서 수줍음 없이 엉켜들었고, 구중궁궐 속 권력과 음모의 드라마는 반전과 비틀림을 거듭하며 거침없이 진전했다. 결국 남자들의 권력은 헛되고 헛됐으며 마지막에 웃은 것은 어미의 본능이었다.

21일 서울의 한 극장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처음 공개된 ‘후궁-제왕의 첩’(감독 김대승·사진)이 관능적인 영상과 격정적인 드라마로 여름 극장가의 화제를 예고했다. 오해와 반목, 배신과 음모의 활극을 펼치는 인물들은 죄책감과 권력욕, 살해욕, 성적 욕망 등 어둡고 불길한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있었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어느 한 편에서 튀어 나와 우리 전통 복식으로 갈아입고 궁궐로 찾아든 듯했다.

‘후궁’은 조선왕조의 어느 한때를 배경으로 죽은 상왕의 이복동생으로 거센 권력 투쟁 속에 왕위에 오른 성원대군(김동욱)과 궐 밖 사랑했던 남자를 두고 상왕의 중전이 됐던 여인 화연(조여정), 남자로서의 모든 것을 잃고 내시가 돼 궁내 피바람 속에 들게 된 권유(김민준)의 비극적인 운명을 그렸다. 


이복형을 죽음으로 내몰고 조카의 자리를 빼앗았다는 죄책감과 형수를 향한 금지된 욕망에 괴로워하는 성원대군 역 김동욱과 어미의 본능으로 권력을 지키려는 대비 역의 박지영, 옛 남자 권유를 향한 지고한 사랑과 상왕에 대한 책임감뿐 아니라 자신의 씨를 목숨걸고 보호하려는 화연 역의 조여정, 자신을 ‘거세’시킨 세상을 향한 복수심과 운명의 여인 화연을 향한 순정 속에 갈등하는 권유 역 김민준 등 모든 배우들의 앙상블이 거미줄같이 얽힌 어지러운 권력과 욕망의 그물을 완성한다. 욕망의 절정에선 달콤하거나 폭력적이거나 황폐한 정사가 펼쳐져 관능적인 살색의 향연이 스크린을 채운다. 광기에 찬 왕이 내시의 ‘거세된 남성’을 확인하는 파격적인 장면도 여과없이 그대로 담겼다. 수십 년간 궁에서 ‘보이지 않는 눈과 들리지 않는 입’이 됐던 내시와 상궁이 주고받는 밀담은 권력의 허망함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만인지상의 화려한 보위부터 ‘성은’을 입고 버려지거나 씨앗싸움에서 패한 궁궐의 여자들이 유령처럼 기거하는 비밀 감옥(미궁)까지 미술과 세트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6월 6일 개봉.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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