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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윤식 “파격 러브신? 임상수에게 지도 받았다” (인터뷰)
세월의 흐름을 거부하고, 온전히 자신만의 길을 걸으며 도전하는 삶을 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 65세’ 백윤식은 두려움 없이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그는 임상수 감독의 신작 ‘돈의 맛’ 속 슬픈 로맨티스트 윤 회장으로 분해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최근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마주한 그는 ‘원로 배우’로서의 여유로움과 평온함이 느껴지는 배우였다. 시종일관 느긋한 태도로 임했지만, 작품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눌 때는 무서울 정도로 눈빛이 진지하게 바뀌기도 했다.

그동안 쉴 틈 없이 수십 년 간 필모그래피를 쌓은 그이지만, ‘돈의 맛’은 결코 만만한 작품이 아니다. 하지만 그에게 고민은 없었다.

“원작을 임상수 감독에게 받았을 때, 재미가 확 느껴지더라고요. 이미 뭐 임 감독과는 ‘그 때 그 사람들’때부터 친분이 있었으니까 신뢰를 할 수 있었죠.(웃음) 임 감독의 전작들을 보면 강도는 있지만, 특유의 미장센으로 풀면 독특하고 재밌더라고요.”

그는 작품도 작품이지만, 임상수 감독의 패션감각에 대해서도 칭찬을 늘어놨다. 두 사람이 얼마나 신뢰와 친분이 두터운 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임 감독은 은근히 패셔니스타죠. 이 영화에도 그 양반 옷이 한 두벌 나옵니다. 굳이 괜찮다고 하는데도 입히려 하더라고요. 나는 별로 입고 싶지 않았는데 말이죠.(웃음) 내가 봐도 ‘좋은 옷’을 굉장히 감각적으로 입긴 해요.”

상류 사회의 희노애락을 샅샅이 공개하는 이 영화를 보고 있자면, 다소 불편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백윤식은 이 작품 역시 사회를 그대로 투영한 것이 아니겠냐며 웃어 보였다.

“우리가 몸을 담고 있는 이 사회의 현실적인 모습이 작품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봅니다. 임 감독은 어떤 작품이든 사회를 배제시키지 않으니까요. ‘그 때 그 사람들’ 때부터 알아봤죠.”

백윤식은 임상수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법 때문에 힘이 들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는 늘 소통과 조율이 함께 했기에 쉽게 극복할 수 있었다.

“이번 영화를 위해서 트레이닝도 받고, 여러 가지 연습을 많이 했죠. 그렇다 해도 막상 촬영 현장에서는 작업이 바뀔 수도 있는 게 사실이죠. 배우는 또 거기에 다시 맞춰야 하는 거고요. 특히나 극 중 임 감독이 요구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소통과 조율이 잘 돼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죠. 저는 불편한 것이 있을 때마다 바로 말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에요. 임 감독 역시 항상 열려 있는 사람이라 같이 작업하기 편했죠.”

이번 영화에서 가장 적나라한 장면은 바로 필리핀 하녀와 윤 회장의 베드신이다. 그동안 작품 속에서 농도 짙은 러브신을 펼친 적 없는 그에게 고충은 없었을까.

“사실 시도를 안 해봤던 부분이긴 하죠. 그런데 임 감독이 잘 리드해주더라고요. 임 감독에게지도를 받았다고 볼 수 있죠.(웃음) 뭐 윤회장의 정서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죠. 별다른 방법 있겠습니까.”

그는 실제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탄력 있는 몸매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순전히 작품을 위해서 ‘만든 몸’이 아니라 평상 시 꾸준한 관리를 하고 있다.

“복근은 원래 있었습니다.(웃음) 이번에는 좀 슬림해지긴 했어요. 저는 평소에 시간 나는 대로 꾸준히 운동을 합니다. 틈틈이 관리하고 있죠.”

그의 아들 백도빈 역시 ‘좋은 유전자’를 타고나서 그런지 꽤나 미남배우다. 또한 그의 귀여운 며느리 정시아 역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미모의 소유자다. ‘훈남훈녀’ 아들, 며느리에 귀여운 손주 둘을 둔 그는 가족 이야기가 나오자 환한 웃음을 지었다.

“작품 이야기도 아들과 편하게 나누는 편입니다. 이번 영화도 아들이 ‘한 번 해 보시라’고 권유하더라고요. 예전에 ‘지구를 지켜라’ 찍을 때도 아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었죠. 시나리오를 볼 때도, 내가 보는 것과 젊은 사람이 보는 게 또 다르잖아요.(웃음)”

백도빈이 그와 함께 작품을 고민하고, 상의하는 든든한 아들이라면 며느리 정시아는 한 없이 밝고 귀여운 ‘새아가’다.

“매번 시아가 손주 사진을 찍어서 문자 메시지로 보냅니다. 이번에 동생이 생겼는데 에미를 많이 닮았더라고요. 눈이 큼지막하고 쌍꺼풀이 진한 게 딱 시아더라고요. 그런데 또 자는 모습 보면 도빈이를 닮았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그는 정시아에 대해 “굉장히 애교가 많고, 밝으며 구김살이 없다”고 말했다. 작품 속 날카로운 카리스마와는 상당히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배우이기 전에 한 가정의 버팀목인 아버지임이 오롯이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백윤식은 ‘돈의 맛’만의 매력을 밝혔다. 쉴 틈 없이 말을 이어가는 그의 모습에서 이번 작품이 얼마나 각별한 지 알 수 있었다.

“소재를 떠나서 작품적으로 봤을 때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인간 본연의 선과 악, 사랑이 다 배합돼 있죠. 본디 돈이라는 것이 인간이 만들어 낸 제도지만, 다들 거기에 휩쓸려 살잖아요? ‘돈’을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 같네요.”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사진 백성현 기자 stha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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