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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만 같아라’, 일일극이 이 정도만 같아라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 MBC 일일극 ‘오늘만 같아라’가 18일 128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이 드라마는 가족간이나 친구간이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느끼게 했다. 최현경 작가의 전작도 그러하듯, 출생의 비밀과 불치병이 자극과 충격을 유발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그런 상황에서 인간들이 어떤 모습을 보이고, 또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과정으로 그려져 결국 공감하게 된다.

‘오늘만 같아라’는 고향 친구인 베이비붐 세대 세 중년부부 가족을 중심으로 펼쳐졌다. 죽은 친구 재호까지 합치면 네 가정이다. 이들은 가부장적인 의식은 남아있지만 직장에서는 밀려나는 세대다. 치열하게 살아왔건만 개방적인 자식들과는 대화가 잘 되지 않는 등 상실감에 사로 잡힐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 중심에 자수성가해 주유소를 운영하는 춘복(김갑수)이 있다. 돈은 많이 벌었지만 가난한 환경으로 트라우마가 있었다. 하지만 오를 수 없는 나무였던 인숙(김미숙)과 결혼도 했고, 대기업에 다니는 아들 지완(이재윤)과 유학간 딸 지수, 여기에 배다른 동생 해준(김승수)까지 검사로 키워냈으니 남부러울 게 없는 가장이었다. 지완이 재호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집안이 놀라지만 이들은 결국 사랑으로 상처를 극복한다.

하지만 춘복은 암 선고를 받는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열심히 살았고 노모에게는 효도했으며,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았는데,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길까 하고 하늘이 원망스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춘복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도 가족들과 친구들을 챙기면서 사랑을퍼주는 모습은 시청자에게도 감동으로 다가왔다. 춘복은 배다른 동생 해준에게 어머니 곁을 지켜달라고 당부하고, 상가 등기부등본을 전해주며 가족에게 퍼주기를 실천했다.

사랑은 모든 상처와 오해를 녹일 수 있는 강력한 무기임을 다시 깨달았다. 춘복처럼 행복하게 떠날 수 있다면 외롭고 억울하지 않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춘복이 며칠전 “가족이라는 게 때로는 애물단지고 또 때로는 보물단지다”라고 말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결국 사랑으로 보듬을 수밖에 없는 게 가족이다. ‘오늘만 같아라’는 TV 다큐물인 ‘무언가족(無言家族)’ 까지 방송되고 있는 마당에 따뜻하고 훈훈한 사랑의 가치를 전하며 건강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줘 일일극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베이비붐 아들 세대의 인생도 만만치 않았다. 기업에서 열심히 사는 지완, 자신이 직접 생활비를 벌며 경찰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미호(한그루), 사기를 당하고 새롭게 요리사가 될 꿈을 키우는 경식(정성윤)도 시행착오를 경험하지만 바람직한 젊은이로 그려졌다.

재호의 죽음이후 마음의 빚을 지고 살아온 상엽(홍요섭)은 회사에서 상무까지 오르지만 결국 회사를 떠나 어릴 때 살던 평강리에 자리를 잡는다. 평강리는 중년 직장인의 로망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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