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한준호 아나운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서 “어린아이들이 못된 것만 배워서. 선택을 존중하라. 이건 너무 판에 박힌 말 아닌가?”라고 운을 뗐다.
한 아나운서는 “잘못했으면 혼도 내고, 알아듣게 만들어줘야 어른이지. 파업들도 제대로 안했으면서 무슨 대단한 일 하다 고통 받은 것 처럼. 뭐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인지 도무지 모르겠네”라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날은 배현진 아나운서가 MBC노조를 탈퇴하고 업무 복귀를 선언한 날로, 한 아나운서의 글은 후배 아나운서들의 최근 행보를 겨냥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양승은 아나운서와 최대현 아나운서도 “신의 계시”를 이유로 파업 대오를 이탈했다.
이어 그는 “‘멘붕’이 무슨 말인 가싶었는데 드디어 나에게도 멘붕이 왔다”며 “올라간 후배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라 그런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라고 직설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또 한 아나운서는 13일 “마음이 없던 사람을 끌어안고 있었을 뿐, 하나의 마음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은 그저 묵묵히 자기의 갈 길을 오지 않았나”라며 “눈치 보며 온 것도 그들이고, 눈치 보며 간 것도 그들인데. 상처받은 건 사실이지만, 아쉬워할 건 없다”며 후배 아나운서들의 행보를 바라보는 심경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한편, 양승은 아나운서는 업무 복귀와 함께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로 발탁됐으며, 배현진 아나운서는 평일 뉴스데스크에 즉시 복귀했다. 파업 기간에 이들의 자리를 대신했던 계약직 앵커들은 두 사람의 복귀와 동시에 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ha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