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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털 매트리스… 말기름 화장품…말뼈 건강식품
말털 매트리스 항균성 탁월
수분 방출로 쾌적함 으뜸

말기름 화장품-비누
피부 트러블 진정 효과

칼슘·마그네슘 풍부한 말뼈
골다공증 치료에 쓰이기도


말을 이용한 제품이 친환경 시대에 적합한 상품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데다 재활용하거나 폐기하기도 쉬워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도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9월부터 ‘말산업 육성법’을 시행, 타고(승마) 즐기는(경마) 것을 넘어 말을 이용한 다양한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솜털보다 보드랍고 쾌적한 말털= 대표적인 것이 말털을 이용한 매트리스다. 할리우드 스타 앤절리나 졸리가 지난 2008년 여름 쌍둥이를 출산한 뒤 숙면에 어려움을 겪자 말털 매트리스를 구입, 편안한 잠자리를 되찾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급증했다. 당시 졸리가 구입한 매트리스는 스웨덴의 고급 침대 제조업체의 제품으로, 가격이 수천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말털은 수분을 방출하고 향균작용이 있어 매트리스 제작에 안성맞춤이다. 일반적인 매트리스는 진드기와 먼지를 그대로 담아두고 있어 5년에서 10년이 지나면 새 것으로 교체를 해야 한다. 그러나 말털 매트리스는 부식성이 없고 진드기를 없애는 향균작용이 있다.

‘말’은 어느새 귀족 스포츠, 도박의 이미지를 벗고 우리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친구가 됐다.

또 말털 매트리스는 수면 중 체온변화와 발한을 막아주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잠을 잘 때 우리 몸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땀을 배출한다. 그런데 솜과 스프링으로 제작된 침구는 표면의 땀을 스펀지처럼 흡수한다. 반면 말털 매트리스는 수분을 밀어내 침구를 위생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쿠션감도 좋다. 말털 뭉치는 수분과 공기가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매트리스를 탄력있게 해준다.

▶피부에도 효과 만점= 말기름을 이용한 화장품도 주목받고 있다. 말기름은 사람의 피지 성분과 가장 흡사하고 지방산은 사람의 지방산과 95% 일치하는 등 자극이 없고 민감한 피부에도 흡수가 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말기름은 향균 및 보습기능이 있어 여드름과 아토피 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주근깨, 기미 등 문제성 피부를 진정시키는 기능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보다 말산업이 발달한 일본에서는 이미 말기름을 활용한 샴푸 및 눈썹 영양제가 굵고 윤기 있는 상태를 만들어 준다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선 제주도를 중심으로 ‘제라한’이란 브랜드로 말 관련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제라한은 제주 지역 말로 ‘제대로 됐다’ ‘최고’라는 뜻이다. 현재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말기름 비누로, 특히 아토피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품도 출시돼 점차 입소문을 타고 있다. 앞서 호주에선 말 태반을 이용한 건강기능식품을 선보인 적은 있지만, 말 태반을 기초로 한 화장품은 제라한이 처음이다. 이 화장품은 피부에 도움이 되는 아미노산이 말 태반에 많이 함유돼 있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말 태반 화장품은 항산화와 항염증 선분이 있어 노화 방지와 피부 트러블 진정에 효과가 있다고 마사회는 밝혔다. 스킨과 로션, 에센스는 물론 영양크림, 아이크림까지 5종이 시중에서 팔리고 있다.


▶무릎이 시큰거리면 말뼈를= 말뼈가 골다공증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건강식품으로 말을 이용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말뼈 추출물에는 칼슘과 마그네슘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말뼈 추출물을 지속적으로 투약한 쥐의 골밀도가 그렇지 않은 쥐보다 두 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마사회는 밝혔다.

이 외에도 말 배설물을 이용한 친환경 비료는 해외 농가의 꾸준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살림의 여왕’으로 유명한 미국 주부들의 우상 마사 스튜어트는 어릴 때부터 부모와 함께 친환경 비료로 재배한 제철 음식으로 식사를 즐겼다고 말했다. 그 경험은 성인이 돼서도 말 배설물 등을 이용한 그녀만의 친환경 비료를 이용한 채소 재배로 이어졌다. 스튜어트는 말 배설물에 대해 “냄새가 적고 초식동물의 배설물인 만큼 곡물 등이 함유된 영양 덩어리로 유기농 재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마사회는 “말의 부산물은 천연제품으로 인체에 자극이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미국, 일본 등에선 말 부산물로 상당한 부가가치를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에선 말과 관련된 제품 생산 등으로 얻는 경제적 가치가 연간 약 9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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