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日관광객 위장하고 
‘암행’ 바가지요금 단속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박원순(56) 서울시장(@wonsoonpark)이 2일 관광객으로 위장하고 바가지 요금 점검을 위한 암행에 나선 사진이 공개됐다.

서울특별시 대변인(@seoulspoke)은 이날 트위터로 “박원순 시장은 외국 관광객 대상 바가지요금이 빈번한 현장을 직접 찾아 그간의 느슨한 단속 문제점 지적 후, 민관 협력 집중 단속으로 법이 허용하는 최대의 처벌규정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밝히며 현장 사진을 전했다.

이날 미스터리 쇼퍼가 된 박 시장은 캐주얼한 복장으로 ‘관광객 포스’를 내뿜으며, 자원봉사를 하러 한국에 온 오므라 히토미(26)씨와 남대문 시장과 명동 등 주요 관광지를 누볐다. 박원순 시장이 아버지, 히토미 씨가 딸로 위장한 ‘부녀 콘셉트’였다. 

박 시장은 일본어를 구사하며 패션잡화점과 기념품 가게, 액세서리, 옷 가게 등을 들러 가격표시와 외국인 요금 차별 등 사례를 확인했다. 수수한 차림과 소탈한 태도 때문인지 일본어로 말을 건네는 박 시장을 알아보거나 의심하는 시민은 거의 없었다.

▲일본인 관광객으로 위장하고 바가지 요금 단속에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서울시 대변인 트위터(@seoulspoke)

단속에서 머리핀과 끈 등 액세서리와 옷과 패션잡화 등에서 가격이 적혀있지 않은 품목이 발견됐고 이에 박 시장은 “가격 표시가 없는 점이 꽤 있네요”라고 말하며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또 4만8000원짜리 핀을 보고는 “다른 곳보다 여기가 더 비싼 물품도 있는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1시간 동안의 일정을 마친 박 시장은 “최근 콜밴이 말이 많아 이용하려고 했는데 낮에는 운행을 거의 안해서 일반 택시를 탔다”며 “일본인으로 가장했는데 택시기사가 일본어는 못했지만 요금은 정확히 계산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미스터리 쇼퍼와 시민, 소비자단체 등 합동 단속시스템을 구축해 실질적인 단속을 시행하고 적발될 경우 과태료 1000만원 부과, 1개월 영업정지 등 법이 허용하는 최대의 처벌규정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박 시장은 “1000만 외래 관광객 시대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바가지요금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품격 있는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단속도 잘해야 하지만 시민과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각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중국 노동절, 일본 골든위크 기간동안 외국 관광객 대상 바가지요금이 실제 이뤄지는지 현장에서 일본 관광객으로 가장해 직접 실태를 체험하고 서울시 바가지요금 근절 대책 및 선진 관광 도시 서울로의 도약을 위해 시민 참여를 당부했다”고 전했다.

j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