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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구라의 ‘막말’ 과거 흔적 털어보니…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방송인 김구라가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 한 막말이 최근 또다시 주목받으며 논란을 낳고 있다.

‘나는 꼼수다’(나꼼수) 기획자 김어준이 과거 운영한 인터넷 방송에서 진행자 김구라가 종군위안부를 ‘창녀’라고 지칭했던 내용이 담긴 음성파일이 온라인에서 확산되며 파문이 일고 있는 것.

이번 논란은 그동안 숱한 과거 막말로 여러번 사과를 번복한 김구라의 막말 중 가장 큰 파장력을 가지고 ‘김구라퇴출’ 운동까지 이어지며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번 막말은 쉴드 불가” =15일 국내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에 유포된 녹음 파일에 따르면, 김구라는 2002년 딴지일보의 ‘시사대담’에서 80여명의 창녀들이 경찰에 인권 관련 고소를 하고, 전세버스를 나눠타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러 간 사건을 비아냥대면서 “창녀들이 전세버스에 나눠탄 것은 예전 정신대라든지 이후에 참 오랜만에 보는 광경” “버스기사 아저씨 O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구라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네티즌들은 “나라를 잃고 강제징용돼 성노예가 된 여성들을 어떻게 창녀라 할 수 있느냐”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고 김용민 후보의 막말 논란과 맞물려 김용민·김구라를 옹호해온 네티즌 일부도 “더 이상은 쉴드(옹호)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비판에 동참했다.

정신대에 관련 패륜적 발언 외에도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을 찾는 행위를 성적으로 조롱하는 등, 기본 인격 자질의 저하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구라가 출연하는 MBC 세바퀴 홈페이지에는 관련 비판글과 김구라를 퇴출하라는 의견이 17일 현재 1000건을 넘어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버스를 타고 단체로 이동했다는 점에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나온 실수”라는 의견과 함께 “왜 수년이 지난일을 두고 이제와서 퇴출하라는 말이냐”는 의견도 있다. 

▶과거 발언…왜 이제와서?=이번 김구라의 과거 발언에 시작은 서울 노원갑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논란이 불거지면서부터였다. 역설적이게도 김용민의 성폭행 막말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발단도 김구라가 그를 돕겠다며 찍은 ‘지지 동영상’ 때문이었다.

2분 26초짜리 영상에서 김구라는 “김용민 후보와 나의 인연 때문에 이렇게 서게 됐다”며 김용민과의 인연을 소개하고 있다. 

이 동영상을 본 새누리당 이노근 후보의 온라인 담당자는 동영상 ‘김구라’ ‘김용민’이라는 키워드로 흔적을 찾았고 2004~2005년 인터넷 방송 라디오21의 ‘김구라·한이의 플러스18’에서 한 막말을 편집본 일부를 2일 공개했다.

다음날, 오전 장덕상 부대변인의 ‘막말, 성(性)적 저질 발언의 김용민 후보자는 사퇴해야’라는 제목의 공식 논평이 나온 후에는 트위터 등 온라인이 ‘김용민 막말’로 삽시간에 뒤덮였다.

결국 이같은 과거 흔적은 막말 방송의 ‘동지’ 김구라 김용민 두 사람에게 치명적인 ‘독’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김구라의 막말 흔적= 2002년 김구라는 ‘B급 인터넷 라디오 방송’을 표방하며 시사 문제를 욕설과 막말로 다뤄 인기를 끌었다. 당시 ‘총칼 쑤신 박정희 유신독재 18년 암울했던 시절 한국은 O됐다’는 등 고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역대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의 가사가 들어간 ‘한국을 조진 100인의 개OO들’ 이라는 노래를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다음 해에는 당시 서울시장이던 이명박 대통령을 ‘멸치대가리’ ‘노가다 십장’으로 부르며 비난했다. 김구라는 정치인뿐 아니라 여성 연예인의 외모와 몸을 소재로 성적 수치심과 사회적 모멸감을 주는 발언도 거침없이 내뱉었다.

트렌스젠더 연예인에게 ‘조각가’라는 표현을 한다든지, 특정 여자연예인의 가슴을 두고 ‘자연산이냐, 인공이냐”는 발언과 ‘돼지’라는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당사자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와 비수가 될만한 발언들이었다.

김구라의 막말은 공중파에서도 이어졌다. 방송에 출연해 다른 출연자에게 “정신 차려 개OO야”라고 욕을 한다거나 조혜련에게 “거 팔이 왜 그렇게 짧아요? 라며 비아냥거렸고 티백 팬티를 입은 사진을 보면 “저거 홍석천 아니냐”는 맥락도 재미도 없는 발언을 던지기도 했다. 
허점을 찌르며 대중의 속을 후련하게  하는 풍자도 아니고 사회적 문제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개그도 아닌, 그저 상대를 비하하고 멸시하며 희화화하는 말들이었다.

결국 김구라는 2009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조사한 결과 프로그램 1회당 막말과 비속어를 42.3회 쓴 ‘막말 방송인’ 1위에 꼽히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막말로 흥한자 막말로 망한다”=김구라는 15일 방송된 MBC 섹션TV 연예통신에서 “내 독설은 재미에 바탕 공감대 형성했다” “불쾌감 주었다면 그만두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이 발언에 대해 “창녀 발언은 도대체 어떤 재미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느냐”고 반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중의 보편적 정서상 ‘상식밖’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앞서 김구라는 총선 기간 중 김용민 통합민주당 후보를 궁지에 몰아넣었던 ‘막말 방송’을 함께 진행한 이유로 한 차례 퇴출 시비를 겪은 바 있다. 이어 현재 김구라가 출연하고 있는 방송 게시판,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는 “막말로 흥한자 막말로 망한다”며 김구라의 퇴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번 파문으로 사회적 비난이 이어지자 김구라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중이 TV에 나오는 내 얼굴을 볼 때마다 더 이상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방송인으로서의 자격이 없다. 따라서 오늘 이 시간부터 나 자신을 돌아보고 자숙하는 시간을 보내기로 결심했다”고 밝히며 방송활동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j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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