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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게 바로 탁구다, “‘코리아’는 현정화에서 시작해서 현정화로 끝나는 영화”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이게 탁구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공간에서 펼쳐지는 구기, 세상에서 가장 작은 공으로 벌이는 승부. 현정화는 “결국은 마음에서 지는 자가 패배하는, 최후엔 한 점차가 갈라놓는 천국과 지옥”이라며 “이게 바로 탁구”라고 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공이 세계 최후 분단국의 60년 현대사사와 만나 수천만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던 1991년의 세계탁구선수권 이야기가 나왔을 때도 현정화는 “그게 바로 탁구”라고 했다. 2년전 영화 ‘코리아’ 프로젝트를 들고 허락을 구하러 온 영화사 타워픽쳐스의 이수남 대표에게 던진 현정화의 첫 마디도 길지 않았다. “왜 이제야 오셨습니까?”

그리고 2년 후, 이 대표와 문현성 감독은 “‘코리아’는 현정화에서 시작해서 현정화로 끝나는 영화”라고 했다. ‘코리아’의 제작진은 현정화를 “총감독”이라고 부른다. 최근 영화 ‘코리아’의 제작진과 함께 만난 현정화의 얼굴엔 한국 스포츠사의 한 페이지가 된 30여년 탁구인생의 만감이 교차했다. 



‘코리아’는 2년여간 현정화가 감독으로 이끌고 있는 마사회 탁구단과 전무직을 맡고 있는 대한탁구협회 업무 이상으로 탁구인생을 걸고 총력을 쏟아붓다시피한 일이었다. 영화 속 하지원이 분한 실제 사건의 실존 주인공으로서 시나리오의 자문을 맡은 것은 물론이고 직접 탁구 라켓을 잡고 배우들의 훈련 코치를 도맡아했다. 

국내 현역 선수들과 하지원, 배두나, 오정세, 박철민 등의 ‘게임’을 주선해 실전 감각을 익히도록 한 것은 물론이고, 프랑스 등 외국 현역 선수들의 출연까지 섭외했다. 탁구용품제조사와 항공사 등 기업ㆍ상품협찬에도 직접 뛰었다. 


촬영 현장에서도 실제 국가대표 탁구 경기 중 관객의 응원은 어느 정도의 음향으로 잡혀야 하는지, 선수와 코치진의 동선과 배치는 어떻게 돼야 하는지에 관해서만큼은 현정화의 매같은 눈이 오케이컷과 NG컷을 갈랐다. 영화 개봉(5월 3일)을 앞두곤 TV토크쇼 출연부터 무대 인사까지 홍보를 위한 스케줄이 시합일정만큼이나 빡빡하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자문료나 개런티 한 푼 없이 기꺼이 응해 제작진들마저 혀를 내두르게 했다. 영화의 기획부터 제작, 개봉, 홍보까지 관행이나 산술로 쳐도 최소 수억원이 아깝지 않은 혼신의 지원을 무보수로 자처한 것이다. 


‘코리아’는 분단 후 남북 스포츠사상 처음으로 결성된 남북단일팀이 국적명 ‘코리아’, 국가 ‘아리랑’, 국기 ‘한반도기’를 내걸고 출전,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 대회 단체전에서 중국을 누르고 우승한 역사적 사건을 그린 작품이다. 하지원이 현정화, 배두나가 당시 북측 대표선수인 리분희 역할을 맡았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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