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연예인들은 어떻게 스타가 됐을까’
최근 연예계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의식이 한층 성숙해진 가운데 이들은 화려한 스타들의 모습은 물론, 연예인이 되기까지의 뒷이야기를 궁금해 한다.
본지는 ‘핫데뷔 일기’라는 코너를 통해 스타들의 진솔한 속내와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된 과정을 낱낱이 공개, 대중들과 스타들에게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이번 주인공은 작곡가 용감한형제가 직접 프로듀서로 참여해 데뷔 전부터 대중들의 큰 관심을 얻은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의 혜란이다. <편집자 주>
혜란은 열다섯, 춤과 노래를 배우며 즐거움과 성장통의 아픔을 동시에 겪어냈다. 중학교 3학년 때 그는 지인의 소개로 한 기획사 오디션을 보게 된다.
# 꿈을 위한 용기
예쁘게 꾸미기 보다는 최대한 춤을 잘 출 수 있는 편안한 티셔츠에 프리스타일 댄스로 오디션을 봤다. 춤이 좋아서 시작했고, 가수가 되기 위해 하루하루 즐겁게 배우고 있던 그에게 첫 번째 기회가 찾아온 것. 그렇게 혜란은 작곡가 용감한형제가 수장으로 있는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으로 첫 걸음을 내딛었다.
가수가 되기 위해 체계적인 교육을 하게 됐지만 집과 학교, 그리고 연습실을 오가는 이동시간이 그를 지치게 만들었다.
“이동 시간이 정말 오래 걸렸어요. 그래서 연습실 근처인 곳에서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엄마에게는 허락을 못 받았죠. 비가 쏟아지던 날 짐을 꾸려서 서울에 있는 고시원으로 향했어요. 가방도 많았는데 비가 억수같이 내렸어요. 지금또 생각하니 울컥하네요”
그렇게 혜란은 연습생이 된 후 한동안을 서울에 위치한 고시원에서 보냈다. 집은 인천, 연습실은 서울이다 보니 이동시간을 줄이기 위한 그의 최선이었다. 그리고 가수가 되기 위해 더욱 집중하고 싶었던 열정이기도 했다.
# 외로움과 소중함
한 달에 한 번, 평가를 통해 향상된 실력을 보여야 하는 치열한 연습생시간이 시작됐다.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안된다’고 하면 정말 그렇게 될 것 같아서 ‘하다보면 언젠가는 되겠지’라고 마음을 다잡았죠. 한 달에 한번 있는 평가날은 슬럼프를 겪기도 했어요. 노래와 춤에 심취해 어떤 날은 한 번도 쉬지 않고 5시간을 하기도 했죠. 하고 나면 뿌듯하지만, 마음과 실력이 맞지 않을 때는 격한 슬럼프가 찾아오죠”
오디션에 합격한 열여섯부터 첫 무대에 서기까지 약 4년간의 시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다.
“평가를 할 때 같이 연습을 하는 언니, 친구들이 ‘안될 것 같다’는 말을 하면 정말 힘들었어요.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렇게 흐르면 뭔가 안타깝기도 하고, 긍정적인 힘을 주려고 애썼는데.. 하나, 둘 떠나갈 때 속상했어요”
비가 쏟아지던 날, 집을 떠나온 다부진 소녀. 꿈을 향한 열망이 누구보다 강했던 그다.
엄마가 어렵게 고시원 생활을 허락했고, 무엇보다 딸의 선택을 믿어주셨다. 그는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힘든 연습생활, 더구나 가족이 없는 작은 공간에서 혼자 산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때 혜란의 옆방엔 같이 연습을 하는 언니가 한 명 있었다. 방음이 잘 되지 않는 곳이다 보니 서로의 말소리도 전부 들렸다. 많이 외롭고 힘들 땐 언니가 참 많은 위로가 됐다.
“비오는 날 방에서 혼자, 노래를 듣고 있으니 우울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몸이 아픈 날은 엄마가 보고 싶고, 집에 가고 싶어서 많이 서러웠어요. 그때 엄마의 소중함을 깨달았죠. 비오는 날 그렇게 나온 것이 계속 마음에 걸리고, 죄송스럽더라고요. 그동안 엄마가 나에게 해준 하나부터 열까지가 모두 고마운 것들이었다고 생각했어요”
혜란은 외로움을 소중한 깨달음으로 맞바꿨다.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때마다 가수가 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했다. 하지만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건, 같이 연습하던 동료가 떠나가는 것이었다. 얻는 것이 많은 만큼 견뎌내야 하는 아픔도 컸다.
브레이브걸스 혜란④에서 계속됩니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 hajin1008@
사진 김효범 작가(로드스튜디오)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