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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퇴후 40년 지켜줄 최고의 ‘보험’은?
[연중기획 - 경제수명 100세시대] <제2부 : Econo-care 3040> ② 예비 은퇴세대의 경제수명 연장 - 경력관리

희망 은퇴 연령 72세…현실은 55세
후회없는 인생 후반전 치밀한 준비 필수
이전 직업 살리고 외국어 실력 갖추면 유리
기업·정부 전직지원제 적극 활용할 만


직장인 이모(48) 씨는 노후만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아등바등 ‘내 집마련’에는 성공했지만 집을 제외하곤 예금 1000만원과 보장성 보험이 전부다. 결국 은퇴 이후에도 또다른 일을 해야하는데 특별한 기술도 자격증도 없는 이 씨는 “정작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한다. ‘100세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노후 준비가 직장인의 최대 고민이 됐다. 하지만 대부분은 걱정만 할 뿐 제대로 된 노후대비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현 직장 은퇴 이후 ‘세컨드 잡’을 얻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희망은퇴 연령은 언제?=한국노동연구원이 2010년 발간한 제1차 고령화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연령이 높을수록 희망은퇴연령도 높아진다. 55~64세의 경우 희망은퇴연령은 63~64세, 65세 이상은 약 72세에 은퇴를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평생직장으로 여기고 일했던 직장에서 퇴직하는 시기는 평균적으로 남성의 경우 55세, 여성은 51세로 나타났다. 종합하면 53세를 전후로 직장을 그만둔 뒤 10~15년을 추가로 일하겠다는 게 퇴직자의 생각이다. 거의 모든 퇴직자가 더 일하기 위해 구직활동에 나선다는 얘기다.

▶자기계발이 최고의 경력관리=인생을 하나의 스포츠 경기로 치면 전반전을 위해 학창시절 치열하게 공부한 것처럼 후반전에도 그와 비슷한 수준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기업 임원을 지냈다고 하더라도 재취업과 관련된 기술을 연마하거나 경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은퇴 이후 불안감이 엄습해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전문능력에 외국어ㆍ컴퓨터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면 재취업할 때 상당히 유리하다.

시중은행 프라이빗뱅킹(PB) 사업부 관계자는 “은퇴 이후 금융관리보다 더 중요한 재테크는 자기계발”이라며 “취업하자마자 수입의 일정 부분은 자기관리에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정 분야의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이른바 경력 관리는 재취업의 성공을 결정하는 키포인트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아웃 플레이스먼트 적극 활용하라=소위 베이비부머 세대의 대거 퇴직이 눈앞으로 닥치면서 정부와 기업은 이들의 재취업을 돕는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놓고 있다. 따라서 홀로 은퇴 이후를 고민하기보다는 이 같은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삼성, KT 등 주요 대기업은 ‘아웃 플레이스먼트(전직지원)’제도를 갖추고 있다. 퇴직 후 다른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퇴직 예정자를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주요 대기업 및 외국계 기업을 중심으로 도입됐으며, 현재 참여 업체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아웃 플레이스먼트는 경력자에게 이직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헤드헌팅과 비슷하다.

중소기업청도 시니어 세대의 창ㆍ취업 준비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시니어창업스쿨을 운영 중이다.

은퇴가 새로운 시작이란 의미를 갖는 시대가 됐다. 수명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은퇴 이후 제2의 삶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 부모와 자식이 양육하고 부양해주는 순차적 역할도 의미를 잃은 지 오래다. 준비가 없으면 쉽지 않다는 얘기다. 철저한 준비. 그 출발점은 경력관리에 있다.
[헤럴드경제DB]


▶경력은퇴 성공사례=#1. 중소기업 생산직 과장급인 박모(41) 씨는 해가 바뀔 때마다 부쩍 자라는 자녀들을 보면 기특하기도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있는 우울함을 지울 수가 없다. 이제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첫째와 유치원에 다니는 둘째를 생각하면 앞으로 10년 이상은 더 일을 해야 하지만 짧아지는 퇴직연령에 은퇴 후 삶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박 씨는 그나마 ‘은퇴 후 재취업’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박 씨는 올해부터 자격증 공부를 다시 시작한다. 또 하반기에는 야간대학원에 등록해 석사학위를 따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그는 “언제까지 이 직장을 다닐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퇴직 후 최소한의 삶의 안전망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자기계발에 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2. 지난해 초 대기업 인사팀에서 퇴직한 김모(54) 씨는 최근 재취업에 성공했다. 지인으로부터 A중소기업이 인사팀장을 찾는다는 얘기를 전해듣자마자 바로 취업원서를 냈고 공개채용을 통해 당당히 합격했다. 비록 회사 규모와 연봉은 예전보다 월등히 적지만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데다 ‘하늘의 별따기’라는 재취업에 성공해 다시 일할 수 있다는 생각에 어린애처럼 기뻐했다.

김 씨는 “처음에는 집에서 쉬는 아빠가 좋다던 아이들도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아빠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면서 “욕심을 버리고 사회 초년병 시절로 돌아가 새로 시작
한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남현ㆍ최진성 기자>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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