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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동희의 가요 올킬> 종편 잇단 가요프로 폐지…수업료 얼마나 더 낼지…
jtbc, 채널A, MBN 등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3사의 간판 가요 프로그램들이 방송 시작 4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줄줄이 폐지되는 ‘굴욕’을 당했다.

앞서 이 프로그램들은 지상파 및 음악 전문 케이블채널의 가요 프로에 정면 도전장을 내밀면서 야심 차게 출발했다. 그러나 종편 3사의 해당 프로그램은 섭외의 어려움을 겪으며 방송시간대도 옮겨보고 인기 아이돌 MC까지 캐스팅하는 등 잇따른 변신을 함에도 시청자의 시선을 끄는 데는 실패했다. 시청층이나 적절한 방영시간대에 대한 고민 없이 그저 ‘가요 프로 하나 만들자’는 식의 안일한 기획이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종편사들이 앞다퉈 선보인 ‘가요 프로’들은 방송시간대만 다를 뿐 기존 지상파의 가요 프로와 크게 다를 게 없었다. 서로 비슷비슷한 무대에 비슷비슷한 가수들이 여기에도, 거기에도 출연하니 경쟁력이 떨어지는 건 당연했다. 가수들은 지상파와 출연 스케줄이 겹치면서 종편보다는 지상파 가요 프로를 택했고, 그 결과 종편사 가요 프로들은 질적이나 양적으로도 경쟁력이 떨어졌다.

종편사들은 처음부터 ‘상생’보다는 지상파나 경쟁 케이블방송사를 ‘타도’의 대상으로 여겼던 모양이다. MBC나 SBS, 음악 전문 케이블채널인 Mnet과 같은 날 녹화나 방송 날짜를 잡으며 ‘맞불’을 놓은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러면서도 종편사끼리는 ‘의리’를 지키려 했는지, 기타 드라마나 뉴스와는 달리 서로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가요 프로를 각각 편성하는 모습을 보인 점도 흥미를 끈다.

이 과정에서 애꿎은 가요 기획사들만 지상파와 종편 사이에서 ‘눈치’를 보느라 애간장을 태웠다고 한다. 거대 신문사가 배경인 종편사의 섭외 요청을 무조건 거절하기란 쉽지 않은 문제였다. 종편사들도 처음부터 기존의 톱스타나 인기 아이돌그룹만 선호하다 보니 잡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종편사들이 톱가수를 두고 지상파와 힘겨루기를 하는 동안 시청자는 안중에도 없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오히려 시청률 높이기가 관심이었다면 지상파에서도 5~6%의 평균 시청률을 보이는 10대 위주 가요 프로보다는 10%를 훌쩍 넘기는 중장년 시청층 위주의 ‘가요무대’나 ‘열린음악회’ 같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게 옳았다.

일부 종편에서는 인제야 중년 시청자를 위한 음악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라고 한다. 그런 프로들조차 결과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금처럼 감동과 시청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한다면 ‘결말’은 크게 달라질 게 없다.

가온차트 팀장/dheeh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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