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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범 “전력외 알려줬다면…” … 선동열 “성급한 결정 아쉬워”
‘바람의 아들’ 은퇴 후폭풍
야구계 은퇴선수 예우논란 확산


‘야구천재’ 이종범(43·사진)의 은퇴로 KIA 타이거즈와 야구계가 시끄럽다.

이종범은 현역 최고령 선수이면서도 전지훈련과 시범경기에서 젊은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력을 발휘했지만, 선동열 감독, 이순철 코치 등 코칭스태프로부터 ‘개막전 엔트리 합류가 어렵다’는 말을 전해듣자 지난달 31일 전격 은퇴선언을 했다.

나이만 놓고보면 은퇴가 이상할 것 없는 상황이지만, 시즌 개막을 불과 1주일 앞둔 상황이었기 때문에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 30년사에 길이 남을 선수이자, 역대 최강팀 해태의 마지막 후예이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이종범의 은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 해태의 전설인 선동렬 감독이라는 점 역시 야구계가 놀라는 원인이다.

이종범은 시범경기가 끝나고서야 전력 제외 결정을 전한 코칭스태프에 섭섭함을 토로했고, 선 감독은 전격은퇴 발표에 당황한 모습이다. 


이종범은 “30년간 야구를 하면서 하루하루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나섰다. 올 시즌도 준비를 많이했고, 컨디션도 괜찮았다. 그런데 시범경기가 끝날 때 전력외라는 얘기를 한다는 게 납득이 안됐다. 조금 더 일찍 언질을 줬다면 나도 나름대로 준비를 했을 것 아닌가”라며 속내를 털어놨다. 젊은 팀 컬러로 바꾸겠다는 사령탑의 복안을 미리 알려줬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런 내막을 모른 채 겨우내 땀을 흘린 자신을 놀린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이 이종범의 불만이다.

카리스마로 팀을 장악하는 스타일인 선동렬 감독도, 자신과 함께 해태왕조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이종범이 불편한 마음으로 은퇴를 하게 된 것에 대해 아쉬움과 함께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이다. 팀 전력을 극대화해야하는 감독으로서 내린 결정이었지만, 결국 호남야구를 대표했던 야구천재 이종범을 자신의 손으로 내보낸 것처럼 됐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섭섭한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조금은 성급한 결정이었던 것 같다”고 1일 시범경기 후 심경을 털어놨다. 전력외라는 결정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겠지만, 구단과 상의해서 은퇴 경기를 잡고 멋있게 은퇴할 수 있는 기회를 외면했다는 것에 안타까워했다.

의도야 어찌됐든 지역을 대표하고, 한국야구를 대표했던 전설의 스타가 이런 식으로 쓸쓸히 퇴장하는 것은 그동안의 업적에 대한 예우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야구팬들도 아쉬울 뿐 아니라, 한국야구에도 바람직하지 못한 선례로 남을 것이라는 평가다.

이종범은 며칠간 머리를 식힌 뒤 향후 계획 등을 밝힐 예정이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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