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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기남’ 박시연 “내 안에 ‘반전’ 있다”
뮤지컬 영화 ‘구미호가족’의 섹시한 첫째딸, ‘사랑’의 처연한 사랑의 주인공 미주, ‘마린 보이’의 마약 운반에 연루된 매력적인 여자 유리 등 배우 박시연이 맡은 캐릭터들은 평범함과는 차이가 있어 보인다.

날카롭고 도도할 것 같은 첫 인상이 한몫 거든 덕분일까?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시연은 이제까지 가져왔던 고정관념들을 단번에 깨버릴 만큼 밝은 기운을 가진 인물이었다.

“초반에는 그런 말들로 속상한 부분이 없잖게 있었어요. ‘왜 그렇게 생각하지? 난 그렇지 않은데’라는 생각이었지요. 이제는 ‘진짜 내가 그렇게 보이나?’ 하곤 해요. 직접 만나보시면 저만의 반전 매력이 있어요.”(웃음)

그가 이번 ‘간기남’에서 맡은 수진 역은 피해자의 아내이자 살인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이다. 수진은 화려하고 완벽해 보이는 삶을 살고 있지만 그 안에 아픔과 슬픔을 지닌 청순하면서도 섹시한 이중적 매력을 가진 인물로 그려진다.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작품 속에서 그려지는 이야기나 사건은 보시다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돼요.”

신혼의 달달함과 오랜만의 스크린 복귀 등이 겹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박시연과 이야기를 이어갔다.



# ‘간기남’ 속 숨은 이야기

‘간기남’은 간통 현장을 덮치러 갔다가 의문의 살인사건에 휘말려 유력한 용의자로 누명을 쓴 형사가 살인 미스터리의 진실을 파헤치는 고군분투 과정을 다룬 작품이다.

박희순, 이광수, 이한위, 김정태, 주상욱 등 내로라하는 재담꾼들이 관객들을 웃음 짓게 한다면 박시연은 이 영화에서 가장 진지한 인물로 등장한다.

“아무래도 다루는 사건이 간통과 살인사건이잖아요. 하지만 코믹적인 부분도 많이 담겨있어요. 저 혼자 진지하죠. 실제로 촬영장에서는 너무 즐거웠어요. 특히 남자 배우들이 세 명 정도 모이면 웬만한 여자 열 명은 모인 것 같았어요. 광수는 진지한 모습이 너무 웃기고요.”

‘간기남’, 제목부터 독특하다.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의 약자로 본래 제목은 이와 다른 ‘여인의 향기’ ‘베테랑’ 등으로 불려졌다.

“제목에 ‘간통’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너무 강하게 느껴지잖아요. 처음엔 다른 제목이었으면 좋겠다고 했거든요. 최종적으로 ‘간기남’으로 정해져서 그냥 인정했어요. 싫은 건 싫다고 하는 성격 탓이기도 하죠. 대신 인정하는 것도 빠른 편이에요.”

‘간기남’ 속 수진의 모습은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여성성과 관능적인 매력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 깊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인물로 경험하지 않고서는 공감하기 힘든 캐릭터다.

“바람을 피거나 아프거나 헤어지는 것은 어느 정도 상상으로도 가능한데, 트라우마란 것은 공감하거나 겪기 힘든 부분이잖아요. 처음엔 그냥 백지장 같이 하얀 종이 같았어요. 감독님의 지인인 정신과 선생님을 만나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이번 작품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박시연의 ‘노출’에 관한 것이다. 여배우로서 노출은 쉬운 선택은 아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노출에 대한 이야기는 상세하게 적혀있지 않았어요. 영화 촬영을 하면서 콘티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다르더라고요. 처음엔 약간의 마찰도 있었는데, 제가 선택한 영화잖아요. 감독님과 희순 오빠랑 의논을 많이 했어요. 오히려 촬영 때에는 너무 디테일한 콘티까지 다 짜고 갔기 때문에 힘들지 않았어요.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알았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은 들더군요.”(웃음)

그는 ‘간기남’의 수진처럼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날카롭고 도도한 성격이 아니라 시원시원하고 뚜렷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수진 캐릭터는 큰 틀에서 보면 팜므파탈로 그려져요. 하지만 처음부터 끝가지 팜므파탈은 아네요. 순수한 척, 아픈 척 등 다양한 모습을 절충해서 표현해야 했어요. 한 가지가 너무 튀면 안됐었고, 공감까지는 아니어도 이해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 일상 속 이야기

최근 박시연에게 가장 많이 쏟아지는 질문 중 하나는 바로 신혼 이야기다. 팬들에게 ‘배우가 작품 속 캐릭터의 모습을 일상에도 가지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평소 그의 모습은 어떨까.

“오히려 집에서는 편안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있어요. 그래야 외출할 때 신경 쓰고 가면 더 예쁘게 보이는 반전이 있잖아요 하하. 숨기면서 연애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냥 남들처럼 평범하게 데이트 했어요. 둘 다 영화나 드라마 보는 것을 좋아해요.”

“제가 아이들을 정말 좋아해요. 그래서 아이도 많이 낳고 싶어요. 배우의 삶도 소중하지만 개인적으로 무척 가지고 싶었던 가정이자 아이기 때문에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고 하지만 그때가 되면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이 있지 않을까요?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하나는 양보해야 하잖아요.”

그의 남편은 이번 작품 ‘간기남’을 어떻게 생각할까.

“결혼 전에도 부모님께도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안하는 편이에요. 이번에도 작품이야기를 한 적은 없어요. 포스터를 보면 알았을 텐데 불편하겠지 싶어서 안 물어보던데요.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무조건 제 편이 돼줘요. 이래서 결혼하나 봐요.”



박시연은 여행을 무척 좋아한다. 그가 추천하는 여행지는 멕시코 칸쿤이다.

“아직 특별한 계획은 정해놓지 않았어요. 여행을 가고 싶기도 해요. 전에 미국에서 학교를 다닐 때, 부모님께 여름 학기 한다고 거짓말하고 친구들과 멕시코 칸쿤으로 여행을 간 적이 있어요. 친구들끼리 여행을 가서 그런지 몰라도 이제까지 봤던 바다 중 가장 아름다웠어요. 반나절 동안 바다만 바라보라고 해도 질리지 않을 정도니까요. 아직 부모님은 모르는 일인데 혼나지는 않겠죠? 하하”

실제 활발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그가 도전해보고픈 캐릭터는 캔디 스타일의 착한 역할이다.

“밝은 역할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순수하고 밝은 캔디 같은 스타일요. 이제까지는 캔디를 괴롭히던 이라이자 같은 모습이었잖아요.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그 안에서 박시연이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또 많은 분들이 그러한 모습들을 원하시는 것 같아요.”

영화 ‘간기남’과 결혼을 통해 인생의 제 2막을 살고 있는 배우 박시연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통해 선보이는 앞으로의 모습에 기대를 가져본다.

조정원 이슈팀 기자 / chojw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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