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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신'정권을 ‘막부'라는 표현하는 사극?
MBC 사극 ‘무신’이 고려 무신정권을 ‘막부'라고 표현하는 것을 두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무신'은 요즘 오랜 기간 권세를 누렸던 최충헌(주현)이 죽음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두 아들 최우(정보석)와 최향(정성모)이 치열한 대권경쟁을 벌이고 있다. 극중 최충헌은 자신이 세운 무신정권을 ‘막부'(幕府)라고 자주 표현하고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굳이 일본의 쇼군이 연상되는 막부라는 단어를 쓸 필요가 있냐며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

시청자 현황주 씨는 “막부라는 표현은 일본무사정권을 지칭하는 표현 아닌가요? 물론 같은 무신정권이기는 하지만 굳이 일본식 표현인 막부라는 대사를 넣어야 하는지 의문이네요”라고 전했다. 이조희 씨도 “아무리 일본과 비슷한 기능을 해서 그것에 빗대어 표현하는 거라 해도 당시 왜 나라는 고려의 발끝도 못따라옵니다. 그런 고려인데 막부라 표현하다니”라는 글을 올려 불편함을 알리고 있다.



‘무신'은 아예 기획의도에서 ‘일본의 쇼군막부보다도 무려 오 백여년 전에, 고려에도 강력한 무신정권이 무려 백 년 간이나 존재해 있었다. 그 중 최씨무신정권은 황제를 대신하여 60년간이나 대를 이어 국가를 통치했다'고 밝히며 고려 무신정권이 막부와 유사함을 전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식 막부란 표현을 고려에 쓰는 것도 의문인데다, 일본 막부 정권은 에도막부가 시초가 아니며 최충헌과 비슷한 시기인 12세기말에 가마쿠라 막부가 존재했기 때문에 500년이나 앞섰다는 표현도 무리라는 게 일부 시청자의 반응이다.

학계에서는 고려무신정권에 막부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눠지고 있다. 막부는 중국에서 나온(사마천의 ‘사기'에도 등장한다) 용어이며, 한국 역사에서도 등장한다. 이인재 연세대 사학과 교수는 “낙랑군이나 왕을 후방으로 밀어낸 고구려의 연개소문 체제는 막부라고 칭하지만 고려 무신정권을 막부로 단정하는 건 무리가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사학자 이용한 씨는 “중국에서 사용된 막부는 장군을 임명하면서 그 지역을 다스리게 하는 것(통수권)을 의미한다. 요즘 말로 하면 사령부다”면서 “그 점에서 군벌집단, 사령부, 거점, 영주와 연관된 막부라는 용어를 고려무신정권에 사용한 것은 어느 정도 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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