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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로에 선 신용카드> 과도한 혜택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④ 사용자 혜택 이대로 좋은가
연회비 1만원에 1%대 적립
해외업체 비해 포인트 과다
과열경쟁탓 마케팅비용 급증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발목
소비자가격 전이 ‘부메랑’


이용실적 없이 혜택만 챙기는 ‘체리피커’족은 카드사들의 오랜 ‘앓는 이’다. 카드사의 마케팅 경쟁에 따른 부산물인 체리피커의 등장은 그 만큼 카드사의 부가서비스가 상식 수준 이상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번 쥐어 준 혜택을 줄이자니 소비자의 반발이 거세다. 하지만 당장 달콤한 부가서비스는 사실 카드사와 가맹점, 소비자들이 모두 짊어져야 할 부담이다. 카드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에게는 역차별을 야기한다.


소비자 혜택이라는 미명하에 ‘성역’으로 여겨진 부가서비스 혜택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과도한 카드사용 부가혜택 = 카드사들의 대표적인 부가서비스인 포인트 혜택의 경우 우리나라 카드사들의 적립률은 해외 카드사에 비해 훨씬 높다. 연회비가 1만원인 카드의 경우 1% 안팎이며 연회비 10만원 가량의 플래티넘급 카드는 2% 수준이다. 적립률이 사용액의 10%를 넘는 경우도 있다. 100만원을 결제하면 10만원에 해당하는 포인트가 쌓인다는 얘기다.

해외 카드사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세계 최대 카드사인 비자카드는 연회비가 1만원 정도로 가장 많이 쓰이는 카드인 ‘골드’에 포인트 혜택을 주지 않고 있다. ‘플래티넘’은 1% 정도의 적립률을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카드사들에 비해 포인트 적립 수준이 훨씬 적은 것이다.  

이처럼 국내 카드사가 포인트 혜택을 많이 주는 것은 경쟁 탓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회원을 유치하기 위해선 다른 회사만큼 혜택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 같은 과열 경쟁은 마케팅 비용의 급증을 가져왔다. 

실제로 지난 2006년 1조5866억원이던 전체 카드사 마케팅 비용은 2010년 3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 상반기에만 2조2375억원을 기록했다. 2011년 전체로는 4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카드사 경영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부가서비스 경쟁은 카드대란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2000년대 초반 당시 치열한 고객 확보 경쟁에 나선 카드사들은 연회비가 공짜임에도 놀이동산 이용권 50% 할인 등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카드를 남발했다. 자연스레 ‘체리피커족’이 급증했고, 이는 카드사들의 영업적자를 부추겨 직ㆍ간접적인 카드대란의 주범이 됐다.


▶부가혜택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 문제는 당연시 되고 있는 부가서비스가 신용카드 관련 이해 당사자들에게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객 유치를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여러 서비스를 내놓은 카드사들은 가맹점 혹은 고객에 대한 수수료에 이 비용을 포함시킬 수밖에 없다. 지속되고 있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력을 떨어뜨리는 셈이다.

여기에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고객에 대한 차별도 지적된다. 카드 고객들이 2000원 할인된 가격에 영화를 볼때 카드가 없는 이들은 제 돈을 모두 줘야 한다. 카드사의 부가서비스에 따른 비용이 영화관람비에도 포함되는 점을 감안하면 카드를 소지하지 않는 이들은 사실상 정가 이상의 돈을 지불하는 셈이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도한 부가서비스는 최종적으로 가맹점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물품 및 서비스 가격의 인상과 가격구조 왜곡을 초래해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노년층과 카드를 발급받지 못하는 저소득층의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력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카드사의 과도한 부가서비스 제공은 신용판매사업의 수익성을 저해하기 때문에 이를 대신해 비적격자에 대한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의 확대를 유발해 카드사의 부실화를 초래할 위험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지속적으로 과도한 부가서비스를 규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카드사들도 최근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의 영향으로 이를 축소하는 추세다.

<하남현 기자 @airinsa> /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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