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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 청년창업, 군고구마 장수에서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로
군고구마 장수, 패션ㆍ뷰티 컨설턴트, 벤처기업 CEO. 하형석 미미박스 대표가 가진 독특한 경력들이다.

만 28세라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른사람들이 쉽게 갖지 못하는 경력과 경험을 쌓았다. 그의 이런 경험 속엔 언제나 독특한 아이디어와 경영마인드가 함께 하고 있었다.

그가 가장 먼저 시작한 사업은 군고구마 장사였다. 고3 겨울, 그는 친구와 함께 10만원짜리 군고구마 통을 사서 아파트 단지에서 퇴근시간 3시간 동안 팔았다.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큰 인기였다.

“고구마 통을 개조해 2개를 달고 친구 한 명을 또 영입해서 자전거 배달 서비스도 시작했어요.” 비즈니스 마인드가 돋보이는 그의 한마디다. 그렇게 재미로 시작한 장사는 한 달 매출 700만원을 넘겼다.

경희대 환경공학과에 입학한 후 패션 쇼핑몰도 시작했다. 2002년에 아버지에게서 돈 500만원을 빌려 동대문에서 상품 온라인 유통을 했다. 벌이도 괜찮았다.

하형석 미미박스 대표. 용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군고구마 장사가 사업에 대한 관심, 창업으로까지 이어졌다.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대학시절 누나가 공부하고 있는 미국으로 여행을 떠난 그는 뉴욕 시내를 보고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우연찮은 기회였지만 평소 마음에 두고 있던 파슨스디자인스쿨에 진학하기로 마음먹었다.

“부모님은 반대했어요. 돌아오라고 하셨지만 결국 2007년 첫 학기는 누나가 마련한 돈으로 학교를 다녔죠.”

파슨스에서의 경험은 그의 인생을 결정한 계기였다. 재학시절 영국 Gieves&Hawkes, Topshop, 미국 베르사체에서의 인턴생활은 즐거운 경험이었다. 패션디자이너 톰 포드의 명품브랜드 런칭 때 함께 일했고 브래드 피트, 브루스 윌리스, 다니엘 크레이그, 톰 행크스, 데이비드 베컴 등 20여 명의 유명인사의 의상을 스타일링 하기도 했다.

“명품 하우스 PR은 인종적인 문제가 큽니다. 보통 아이비리그 출신의 키 큰 백인 여자가 하는데 아이비리그도 나오지 않은 키작은 동양인 남자가 하니 뉴욕에서도 화제였죠.”

통역병으로 아프가니스탄에 파병을 다녀오기도 한 그는 “군대보다 더 힘들었지만 행복했고 값진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값진 경험을 뒤로 하고 함께 일하자는 최범석 디자이너의 제안으로 한국에 돌아왔다. 2009년부터 제너럴 아이디어의 해외사업 팀장을 했고 영국의 트렌드 예측사 WGSN의 아시아 콘텐츠팀 컨설턴트 일도 하고 있다.

티켓몬스터에선 B2B 패션뷰티팀 팀장을 하다 지금의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라는 아이디어를 접하고 티몬에서 일하던 지금의 김세용 이사와 함께 지난달 초 미미박스를 런칭했다.

미미박스는 매달 화장품을 잡지처럼 정기구독하는 신개념 서비스다. 매달 1만6500원이라는 적은 금액으로 8만원 이상의 화장품을 전달하고 그 피드백을 화장품 회사에 리포트로 제공한다. 그는 “미국에선 이미 버치박스라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가 나와 있다”며 “미미박스는 아직 창업초기인데도 설문참여율도 높고 반응도 좋다”고 밝혔다.

하 대표는 “창업은 다른 것보다 사람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주위의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창업자금을 모으는 것도 조직을 구성하는 것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도전적인 것만은 사실이지만 집중해야 하는 분야를 알고 있고 고객에게 가장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영규 기자 @morningfrost>
/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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