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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천희, ‘엉성천희’ 이미지 벗고 대중의 편견을 깨다(인터뷰)
배우 이천희에게 있어 ‘배려’라는 단어는 그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촉매제로 작용됐다. 최근 종영한 SBS ‘부탁해요 캡틴’을 통해 그가 연기한 강동수란 캐릭터는 이천희에 대한 대중의 편견을 한 꺼풀 벗겨냈다.

극중 동수 역을 맡은 이천희는 자신의 손으로 사랑하는 다진(구혜선 분)을 윤성(지진희 분)에게 떠나보냈다. 이는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에 자신이 아닌 다른 이가 자리 잡고 있음을 깨달은 동수의 배려였다.

최근 서울 논현동 한 스튜디오에서 이천희를 마주했다. 예능을 통해 하는 일 마다 엉성하다고 붙여진 ‘엉성천희’란 이미지는 온 데 간 데 없고, 진중하면서 연기에 대한 고뇌에 가득 찬 그가 눈빛을 번득였다.

“처음 ‘부탁해요 캡틴’ 시나리오를 보고 ‘이제 항공드라마가 나오는 구나’라고 생각했죠. 주저 없이 결정했어요. 장르도 멋있고 관제사란 직업도 특이했거든요. 재미있겠다 싶었죠.”


이천희는 드라마에서 7년 차 관제사를 맡아 일에 있어 책임감 있고 철두철미한 모습을 보여줬다. 실력도 있기 때문에 그는 늘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사랑은 그에게 있어 난제였다.

“촬영할 땐 몰랐는데 드라마가 종영하고 나니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동수라는 캐릭터를 불쌍하게만 푼 것 같아서요. 좀 더 쿨하고 씩씩하게 풀 수도 있었는데 안타깝죠. 만약 실제 제 상황이라면,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이를 마음속에 품고 있다면 보내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좋아하는 만큼 상대방도 다른 사람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그 마음을 알기 때문이죠.” 


그는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브라운관에 공개되는 이미지에 맞는 별명도 붙었다. 3년이 지났어도, 그에겐 ‘엉성천희’라는 대중적 이미지가 남았다.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인기도 얻고 저에겐 든든한 지지기반이 생긴 것 같아 기분 좋았죠. 한창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렸을 때 길을 지나다니다가 맞기도 엄청 맞았어요. 프로그램을 통해 엉성하고 편안한 이미지가 일반 시민들에게 각인됐던 거죠. 그분들은 반갑다고 때리는데, 저에겐 갑작스러웠어요. 모르는 분들이 갑자기 등이나 팔 같은데 때리면 ‘이건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수로형과 함께 다닐 때도 늘 저만 때리시더라고요. 하하.”

‘패밀리가 떴다’ 출연할 당시 겪었던 고충들을 늘어놓는 그의 모습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비록 제가 현재 연기를 위해 예능프로그램과 잠시 멀어져 있지만, ‘패밀리가 떴다’와 같이 좋은 프로그램 제의가 온다면 다시금 (예능)출연할 생각이 있어요.”


예능프로그램 출연 이후 그는 ‘로드 넘버원’ ‘글로리아’ ‘부탁해요 캡틴’에 이르기까지 여러 편의 작품 속 캐릭터를 소화하며 이미지를 새롭게 변신했다. 엉성한 모습보다는 거칠고 강한 남성적 매력을 드러낸 것.

“이젠 길가다가 이유 없이 맞는 경우는 없더라고요. 아무래도 강하고 남성적인 캐릭터를 하다 보니 예능 이미지를 벗은 것 같아요. 특히 ‘글로리아’에서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꼴통 하동아 역을 맡아 정말 원 없이 성질을 부린 것 같아요. 그땐 정말 기분이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아무 거리낌 없이 표출했었거든요. 제가 실제론 말수가 적고 굉장히 조용한 편이거든요. 예능 이미지와 달리 진지한 모습을 갖고 있다 보니 많은 분들이 놀라워하세요. 하하.”


지난 2003년 영화 ‘바람난 가족’으로 데뷔 한 이천희. 그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 역할 등을 소화하며,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이제 어느덧 데뷔 10년차 배우 이천희에 있어 또 다른 욕심은 없을까. 그에게 처음 목표한대로 잘 진행되고 있는지 물어봤다.

“처음에는 제가 이렇게까지 배우로써 성장할 줄 몰랐어요. ‘목구멍에 밥은 넣고 살겠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했거든요. 그러다가 연극이나 영화를 하고 싶어졌고, 실행에 옮겼어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대사라도 한줄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대사가 생겼고, ‘주인공은 아니더라도 오래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니 또 그렇게 현실화 됐고, ‘내 이름을 걸고 영화 한편 나왔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실현이 된 거에요. 차츰차츰 진일보한 셈이죠. 이렇듯 목표를 갖고 꾸준하게 오래가고 싶어요. 초심이 ‘즐겁게 일하자’였는데 그건 초지일관 잘 지키고 있어요.”



이천희는 인터뷰 끝자락에서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각오를 전했다.

“저는 항상 아티스트 느낌이 나는 배우를 꿈꿔왔어요. 지금도 예술적인 면을 지향하는 작품에 관심이 많고요. 대중들이 저를 보면 ‘이천희 감이 있네’ ‘색깔이 뚜렷하네’라고 인정해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아직 많이 미흡하지만 열심히 보완해서 오랫동안 꾸준하게 연기활동을 지속하고 싶어요. 평생 배우가 제 목표입니다. 하하.”


최준용 이슈팀기자/ issue@

사진=김효범 작가(로드포토스튜디오) hyobeom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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