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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최정원 “봉사? 오히려 내가 받고 왔어요”
지난 해 9월 태국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심각한 수해를 입었다. 한 때 성인의 허리까지 가득 차올랐던 물은 이제 모두 빠졌지만,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수해의 악몽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KBS2 드라마 ‘브레인’에서 ‘감성닥터’ 윤지혜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배우 최정원이 수해의 아픔을 겪은 태국 어린이들에게 그동안 받았던 사랑을 전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본지는 태국 우본라차타니에서 나눔을 실천하고 온 배우 최정원의 소감을 함께 나누기로 했다.

“그동안 받은 많은 사랑을 나눠드리고 싶은 생각에 봉사활동을 다녀왔어요. 한국에서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경험들을 많이 했었죠. 사랑을 나눠주려고 했던 일이 아이들에게 오히려 더 많은 마음의 위로와 사랑을 받았어요. 오히려 제가 아이들에게 더 고마웠던 시간들이었어요.”


# 태국 우본라차타니의 첫 느낌

우본라차타니는 방콕에서 비행기를 타고 한 시간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곳이다. 지난 2011년 기록적인 폭으로 인해 9월부터 세 달 가까이 마을 전체가 침수돼 큰 피해를 입었던 곳이다.

“가옥, 건물들이 수해로 곳곳이 파괴된 상태였어요. 여전히 쓰레기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건물 잔해가 어지러이 놓여있는 등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돼 있었어요.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나무 집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저러다 건물이 무너져서 다치지는 않을지 무척 걱정됐어요.”

수해의 악몽을 경험한 아이들은 그를 향해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다. 가족을 잃은 아이들도 많기 때문에 그 정도는 더했다.

“막상 아이들을 만나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했어요. 잘 웃지도 않고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또 제가 잠시 있다 가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친해지기가 어려웠어요.”

도시 빈민지역인 이곳의 주 수입원은 벽돌공장에서 일을 하거나 약을 판매하는 것이다. 남자들의 대부분은 알콜 중독이거나 마약중독자며, 여자들과 아이들이 공장에서 일을 한다. 부모들 역시 교육을 못받은 상태였으며 당장 오늘의 생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학교 보다는 일터로 보내곤 한다.

최정원은 아이들의 집과 일터를 직접 찾아가 함께 어울리면서 그들의 마음을 열어갔다.


# 잃어버린 미소를 되찾아 주다

최정원이 첫 번째로 만난 아이는 타완 텅완(깽)이라는 아이다. 깽은 2년 전 사고로 오른손가락 모두를 잃은 후 깊은 마음의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잘 웃지도 않고 눈도 마주치지도 못하고, 오른손은 항상 뒤로 가리고 있었어요. 게다가 집 상태도 좋지 않은 상태였죠. 그래서인지 깽은 장래희망도 없는 상태였어요. ‘내가 이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라고 한참을 고민했어요. 아이에겐 사랑과 자신감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다친 손을 어루만져주고, 입맞춰주고 기회만 되면 안아줬어요. 또 아이의 가슴에 손을 얹고 ‘나는 소중하다. 나는 특별하다’를 계속 주문처럼 되뇌곤 했어요.”

그는 깽이 일하는 벽돌공장에서 함께 벽돌을 나르며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들과 함께 운동장에서 공을 차며 그들과의 거리를 좁혀갔다.

“아이들이 닭고기를 좋아하길래 같이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었어요. 함께 일하고 뛰어놀다보니 신기하게도 아이들의 얼굴에 미소가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헤어지는 마지막 날 깽이 저를 보며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는데, 정말 진심어린 사랑과 관심만 있다면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최정원이 아이들에게 주려했던 꿈과 희망을 도리어 얻게 된 순간이었다.

그는 계속해서 다음 이야기를 이어가려다 눈물을 보였다. 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최정원이 전하는 태국 봉사활동 이야기는 다음 주에 계속됩니다.

조정원 이슈팀 기자 / chojw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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