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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선임기자의 대중문화비평> 참 괜찮은 배우…평범한듯 평범하지 않은 그의‘아우라’
KBS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 방귀남役 맡은 유준상

아버지와 추억없이 자랄까
틈나는대로 아이들과 놀아주는
지극히 일상적인 40대 가장

철저한 노력과 자기관리
연기생활 17년간 논란 한번없어
극중 다정한 남편 모습 그대로


배우 유준상(43)이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해 자연스러운 연기로 호평을 받고 있다. 유준상은 뮤지컬과 영화를 통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지만 드라마는 5년 만이다. ‘하하하’ ‘북촌방향’ ‘생활의 발견’ 등 홍상수 영화에서는 분명한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이번 KBS2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맡은 역은 ‘능력 있는 훈남’ 캐릭터다.

그는 “착하고, 남을 배려하고, 인사성 밝고, 다정다감한 남자를 연기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더라”면서 “그래도 시청자들께서 3S(스마트, 스마일, 스위트)라고 해줘 다행이다”고 말했다.

3회 만에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한 일명 ‘넝굴당’에서 유준상이 맡은 역할은 외과의사 방귀남. 어릴 적 시장에서 미아가 되는 바람에 미국으로 입양돼 테리 강이라는 새 이름으로 바뀐다. 테리 강 역에 대해 그는 “아내에게 자상하지만 끌려다니지는 않는다. 앞으로 찾게 될 엄마와 아내 사이에서 문제가 생기면 해결을 잘 해줄 것이다. 하지만 험난한 길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준상은 최근 드라마 속 남편들이 바람을 피우거나 좋지 않은 행동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은데, ‘넝굴당’을 통해 좋은 남편, 좋은 남자의 모습으로 ‘워너비 남자상’을 그려보겠다고 했다.

동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유준상은 실제로도 평범하면서도 괜찮은 남자라는 평가를 받는 배우다. ‘강남엄마 따라잡기’ ‘태양은 가득히’ ‘여우와 솜사탕’ ‘결혼하고 싶은 여자’ 등 드라마에서 맡은 역도 그의 본모습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평범함 속에서도 개성을 뽑아내는 유준상이 무공해 청정 완벽남을 연기하며‘ 국민 사위’ 등극을 앞두고 있다.

그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생활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다. 아빠로서 10살, 4살 된 두 아들과도 잘 놀아준다. 이런 시간들을 놓쳤다가 아들이 어른이 된 후 아버지와 보낸 즐거운 추억을 기억하지 못할까 봐 우려해서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때에는 공부보다는 예의범절, 남자다움을 가르친다고 한다. 군 제대 직후 아들이 연기자가 되는 걸 반대했던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주고 싶다고 했다. 

유준상은 17년간 한 번도 논란에 선 적이 없다. 직업이 배우일 뿐 생활은 평범하다고 한다. 그는 사회운동에 뛰어드는 연예인은 아니다. 하지만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무척 많다.

또 그는 철저한 노력파다. 지금도 보컬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 촬영장에서는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려 일기로 남기는데, 지금까지 써놓은 일기만 해도 10권이 넘는다. 마음이 혼란스럽거나 힘들 때 자신을 채찍질하는 도구다. 왜 이렇게 철두철미하냐고 물었더니 “노력이 없으면 안 되는 배우라서”라고 말한다.

유준상은 몸도 잘 만들었고 스타일리시한 옷도 잘 입어 패셔니스타로도 불린다. 기자는 1997년 유준상이 출연한 뮤지컬 ‘그리스’를 직접 본 적이 있는데, 그때와 비교해 몸이 별로 변하지 않았다. 집이 있는 분당에서 소속사가 있는 청담동까지 자전거를 타고 오기도 한다. ‘넝굴당’에서도 백팩을 메고 자전거를 타고 가는 스타일리시한 유준상의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다. 피아노, 기타, 드럼 등 다룰 줄 아는 악기도 많다.

유준상은 ‘넝굴당’이 예전부터 이어져온 고부 갈등이 깔리면서, 우리 사회 현상을 우회적으로 재미있게 표현될 것이라고 귀띔해 줬다. 가족관계의 문제점들과, 재벌이 뚸어들면서 위축돼가는 동네 빵집 상권들의 이야기가 심각하지 않고 일상적으로 그려질 것이라고 한다.

‘넝굴당’은 박지은 작가와 계속 호흡을 맞춰온 김남주와 윤여정이 먼저 캐스팅됐고, 이 두 사람이 유준상을 김남주 남편 역으로 추천했다고 한다. 극중 시집살이를 하기 싫어 ‘능력 있는 고아’를 이상형으로 여겨오던 김남주는 남편 유준상과 찰떡연기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에는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40대 남자를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그리 많지 않다. 유준상은 손현주와도 다르고, 차인표와도 다르다. 유준상은 평범함 속에서도 개성을 잘 뽑아낸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사진=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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