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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년간 속썩인 그리스, 언제까지…
1981년 EC가입땐 자격논란
EU선 재정통계조작 꼼수도
향후 10년도 유로존 짐으로


그리스가 유럽연합(EU)과 세계경제에 ‘골칫거리’로 급부상한 건 2010년 4월, 이 나라 정부가 EU에 구제금융을 요청한 이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그리스는 30년 전인 1981년부터 유럽의 다른 국가들에 의심의 눈초리를 샀고, 부담도 안겨줘 왔다.

그리스는 1975년, 10여년간 군사독재에 종지부를 찍고 민주화 단계로 접어들면서 유럽경제공동체(EEC) 가입 신청을 했다.

이후 1981년 새해 첫날, EU의 전신인 유럽공동체(EC)의 10번째 회원국이 된다. EC엔 북유럽 강국이 포함돼 있어 ‘부자나라 클럽’으로 여겨졌다. 이때 그리스의 국가부채는 28%, 재정적자는 국민총생산(GNP)의 3%에 불과해 ‘괜찮은’나라였다. 하지만, EC 안에선 가장 가난했다.

당시 서독의 한스 디트리히 겐셔 외무장관은 이를 꼬투리 잡고 “그리스의 가입은 모든 EC 국가들에 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유럽에 속한 그리스가 EC 가입의 빗장을 연 덕분에, 1986년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연달아 EC 회원국이 됐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현재 유럽 재정위기의 진앙지 가운데 하나로 분류되는 국가다.

그리스는 EC 가입 10여년간 큰 탈 없이 지내가다 1992년, 유럽이 유럽통화동맹(EMU)과 EC를 합해 EU로 개칭하는 마스트리히트조약을 체결하면서 또 한 번 ‘부자나라 클럽’에 도전한다. 이른바 ‘꼼수’를 부리는 계기였다. 



EU가 1993년 11월 공식 출범하자, 그리스는 2000년 EU 정상회의에서 자국의 재정통계(1997~1999년) 수치를 제출하며, EU 가입심사를 신청했다. 이때 수치엔 1999년 재정적자 비율이 1.8%라고 돼 있었지만, 당시 사회당 정부가 3%를 훌쩍 넘었던 수치를 조작한 것이었다. 그러나 EU 회원국은 이런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그리스는 이듬해 EU에 입성하게 된다.

그리스의 통계수치 조작은 4년이나 지난 2004년 드러나고야 말았다. 민주화 시작 초기부터 방만한 재정운용을 지속해 GDP 대비 국가부채가 22.3%(1980년)에서 2000년 103.4%로 급증했는데도 이게 뒤늦게 밝혀진 것.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10년 전 그리스의 유로존 가입은 정말 실수였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30년간 애물단지였던 그리스는 2차 구제금융을 받더라도 향후 10년간 재정적자를 건전한 상태로 돌리는 데 애를 먹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성원 기자> /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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