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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동희의 가요올킬> 가온차트 케이팝 어워드…한국의 그래미상 꿈꾼다
얼마 전 제54회 그래미 어워드가 성황리에 열렸다.

1988년생 신예 싱어송라이터 아델(Adele)이 모두 6개 부문을 휩쓸며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지만, 이보다 더 주목받은 건 50년을 훌쩍 넘긴 이 시상식에 최고령 수상자 86세 원로 토니 베넷을 비롯해 데뷔 50주년을 기념해 무대에 오른 전설적인 밴드 비치 보이즈, 꿈의 합동무대를 펼친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와 이글스 조 월시 등도 함께했다는 사실이다. 또한 컨트리뮤직 스타부터 록스타까지 한자리에 모이는 진정한 음악인의 축제가 펼쳐지며 전 세계 음악팬들의 시선이 모아졌다.

오래 전부터 우리도 ‘한국의 그래미상’을 꿈꿔왔다. 하지만 현실이 따라주지 못했다.

공정성 시비를 떠나 그나마 ‘대종상’이나 ‘청룡영화상’ 같은 영화 시상식은 트로피와는 관계없이 선후배 배우들이 참석해 서로 박수와 격려로 동료애를 나눈다.

가요 시상식은 어떤가. ‘축제’라는 단어가 무색하게도 ‘축하’는 찾아볼 수 없고 ‘경쟁’과 ‘힘겨루기’만이 있을 뿐이다. ‘라이벌’ 가수가 자신보다 조금이라도 더 비중 높은 상을 받는다고 한다면 아예 참석조차 하지 않는다. 그래서 ‘반 쪽자리 시상식’이 매번 반복된다. 상대 가수 ‘들러리’는 서지 않겠다는 잘못된 문화가 가요계에 팽배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K-POP(케이팝) 한류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면서 일부 시상식은 돈벌이 수단이 돼버렸고, 가수들 역시 시상식을 일종의 ‘행사’ 정도로 치부해 버리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국의 그래미상’을 꿈꾸는 시상식인 ‘제1회 가온차트 케이팝 어워드’가 오는 22일 새롭게 시작한다. 국내 유일의 공인 음악차트인 ‘가온차트’에서 주최하는 이 시상식은 기본적으로 객관적인 차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상자를 선정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국내 시상식들과는 차별점을 가진다. 단순히 가수 중심이 아닌 음반제작자, 음반유통사, 실연자, 작곡ㆍ작사가, 안무가, 의상, 엔지니어 등 음악산업 종사자 모두가 시상식의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음악인들의 축제’를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몸에 밴 습관을 한 번에 고치기란 쉽지 않았다. 이 시상식의 기획자로 느낀 것이 있다면 ‘우리 음악인들은 아직 즐길 준비가 덜 됐다’는 점이다.

지금의 케이팝 한류는 “몇몇 가수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만은 결코 아니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그들의 노래를 창작하고, 의상을 만들고 춤을 창조해내고, 그들 곁에서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짜낸 사람들의 몫이라는 점을 스스로 인정할 때 진정한 ‘음악인들의 축제’가 한국에도 자리를 잡지 않을까.

<가온차트 팀장>/dheeh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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