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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크록의 복고풍 음악…편안함으로 통했다
프로젝트 그룹 ‘신치림’의 음악여행
바쁜 직장인들의 일상 공감
타이틀‘ 퇴근길’뮤직비디오 볼만

찌질한 사람들을 위한 위로곡
형들이 시키는 대로 발맞췄을 뿐

가요는 감 잃어버렸다 생각했는데
녹음하고 노랫말 듣다보니 눈물이…


“셋이 뭉치면 어떻게 섞일까 했는데, 막상 해보니 재미 있고 흥미롭다. 요즘엔 흔하지 않은 음악인데, 오래 듣고 싶어지는 편안한 음악이다.”

199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그룹 015B 객원 보컬 출신 가수 윤종신(43)이 조정치(34), 하림(36)과 만나 프로젝트 그룹 ‘신치림’을 결성하고 지난 7일 ‘에피소드1 여행’이란 앨범을 발매했다. ‘신치림’은 세 명의 이름 끝자를 따서 만들었다. 지난 2010년부터 ‘월간 윤종신’을 통해 매달 새로운 디지털 싱글을 선보이고 있는 윤종신의 또 다른 시도인 셈이다.

윤종신은 “타이틀곡 ‘퇴근길’에 힘을 줬는데, 다들 이견이 없었다. 가사의 의미도 좋고 편하게 듣게 되는 곡이다. ‘포크록’이란 장르는 이 친구들 덕분에 처음 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

윤종신, 조정치, 하림.

‘복고’에 애착을 갖고 있다는 이들은 듣기 편한 복고적 느낌의 ‘포크록’ 위주의 9곡을 선보였다. “퇴근길 지하철 집으로 가는 길에, 술도 한잔 해서 여러모로 피곤한 저녁~~”으로 시작하는 타이틀곡 ‘퇴근길’은 직장인의 바쁘고 지친 일상을 담아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사고 있다. 특히 뮤직비디오에서는 직장상사인 윤종신에게 깨지는(?) 부하직원 하림과 조정치가 나와 코믹함과 함께 씁쓸함을 주며 공감을 사고 있다.

지난 2004년 2집 발표 후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월드뮤직에 심취했던 하림은 “가요는 감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는데, 녹음하고 들어보니 좋더라. 옛날 음악에 대한 향수가 있다. 노랫말을 듣다 보면 마음 속에 와닿고 눈물이 난다. 포크록은 미국의 트로트 같은 건데, 이런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는 규칙적인 코드가 주는 편안함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기타리스트로 아름다운 멜로디를 만든 막내 조정치는 “형들이 시키는 대로 발맞춰 따라가는 데 주력했다. 우리는 찌질함을 타깃으로 한다. 평범하고 찌질한 사람들을 위로해 주는 것, 그게 우리다”고 말했다.

‘신치림’은 앨범을 발매하자마자 음원 차트 1위를 점령하는 요즘 한국의 음악시장의 트렌드와는 정반대의 행보를 걷고 있는 셈. 잘 팔리는 음악이라기보다는 좋아하는 음악, 편안함에 포커스를 뒀다.

이 때문에 목표치가 소박하다. 이들은 “한 달쯤 뒤에 20~30위권에 들면 히트하는 거라고 본다”고 했다.

‘신치림’은 20년 넘게 장수 뮤지션으로 활동하고 있는 윤종신의 음악 인생과도 맥을 같이한다.

윤종신은 장수 비결을 묻자 “‘음악’ 그 자체보다는 ‘음악을 대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 무리수를 두지 않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항상 노래하고 있는 상황이 좋았다.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꼭 1등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안했다”고 말했다.

‘월간 윤종신’이라는 새로운 시도에 대해서는 “제 삶의 리듬에 음악을 얹히는 것이다. 기타를 옆에 두고 있다가 생각나면 노래를 하고 기록을 해두는 편이다. 편곡을 주위 분들에게 맡기니까 가능한 것 같다”며 “스트레스를 조금 받기도 하는데, 음악 활동을 하기 위해 필요한 정도”라고 말했다.

요즘도 윤종신의 곡을 받고 싶어하는 가수들이 많은데, 기준이 있는지 궁금했다,

그는 “예전에는 달라는 대로 거의 곡을 줬는데, 요즘엔 많이 줄였다. 어떤 때는 곡을 줬다가 퇴짜 맞을 때도 있다. 그 곡을 내가 부르면 그제서야 그 곡이 좋다고들 한다. 거의 완제품 수준으로 줬는데, 제대로 활용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남에게 곡을 주는 것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 이제껏 자신의 곡을 가장 잘 소화한 가수로는 박정현과 성시경을 꼽았다.

“시경이는 제 곡을 가장 잘 소화해내는 가수인 것 같다. 정현이도 마찬가지지만, 정현이는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의 곡도 잘 살린다”면서 “잘 팔리기보다는 좋아하는 음악을 오래 할 테니 지켜봐달라”는 ‘신치림’의 느린 행보가 한국의 대중음악시장에서 선전할지 기대된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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