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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범죄와의 전쟁’ 배우 최민식과 하정우 “살아있네”
배우 최민식과 하정우가 생생하게 ‘살아있는’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두 배우의 환상적인 앙상블을 통해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감독 윤종빈, 이하 범죄와의 전쟁)는 관객 300만을 향해 거침없이 돌진하고 있다.

언제고 그들의 연기가 의심받은 적 있었으랴. 그렇기에 두 명품배우가 만나 이루어낸 ‘범죄와의 전쟁’의 흥행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바야흐로 최민식과 하정우의 전성시대다.


#어떤 부연설명도 필요 없는 배우의 얼굴, 최민식

‘범죄와의 전쟁’에서 최민식은 ‘최익현’ 그 자체였다. 1980년대, 불온한 힘의 논리를 따라 흘러가는 폭풍 같은 시대에 평범한 가장이자 세관공무원이었던 최익현은 힘이 없어 직장에서 떠밀려 나온 ‘루저’였다. 그런 그는 우연하게 조직폭력배의 보스 최형태(하정우 분)와 인연이 닿게 된다. 최익현은 최형태를 통해 처음으로 힘의 짜릿함을 느끼게 된다.

그 후 최익현은 철저히 조폭들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그 짜릿한 힘을 쫓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는 ‘반달’(반은 건달이고 반은 일반인이라는 은어)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항상 반쪽짜리 힘밖에 가질 수 없었다.

최형태의 힘을 등에 업고, 그는 술집에서 우연히 만난 전 직장상사에게 거들먹거리며 발길질을 가한다. 하지만 그 우쭐해하는 모습 뒤에 진짜 그의 얼굴은 따로 있다. 최익현은 나이트클럽에서 김판호(조진웅 분)에게 무자비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최형태 뒤에서 겁에 질린 표정으로 옴짝달싹 못하고 서 있기만 한다. 이것이 그의 진짜 모습이다.

최익현은 강할 수도 있었고 비열할 수 도 있었지만 결국은 ‘반달’이라는 말처럼 나약하고 힘 빠진 반쪽짜리 인물이다. 그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데 다른 거창한 설명은 필요가 없었다. 이젠 자연스럽게 관록이 묻어나오는 최민식의 얼굴이 화면에 들어설 때 모든 것은 끝이 났다. 그의 얼굴이 그 모든 것을 이야기 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 디테일이 살아있는 노력파 배우, 하정우

최민식은 지난 2월 6일 출연한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에서 자신을 긴장시키는 후배로 하정우를 꼽았다. 이미 충무로의 대표적인 명품배우로 자리 잡은 하정우의 안정적이고 차분한 연기는 최민식도 엄지를 치켜들 정도다.

사실 ‘범죄와의 전쟁’은 최민식으로 시작해서 최민식으로 끝난다. 투탑 주연이라는 타이틀에 무색하게 하정우의 분량은 최민식 절반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그는 분명 최민식과 맞붙을 만큼의 존재감을 여실히 증명해 낸다.

하정우는 영화에서 상대방을 단숨에 제압하는 카리스마와 잔인무도함으로 30대의 젊은 나이에 보스의 자리에 오른 최형태로 분했다.

물리적 힘이 난무하는 잔인한 세계에서 주먹만으로 살아남은 최형태는 누구도 쉽게 믿지 않는다. 그랬던 그가 처음으로 믿고 의지했던 인물은 최익현이었다. 최익현의 배신에 누구보다 상처 입었을 그지만, 그는 단 한 번도 치밀어 오르는 화에 소리 지르거나 파르르 떨지 않는다. 다만 더욱 냉정한 태도를 견지하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일관한다.

최형배는 부하들을 시켜 자신을 배신한 최익현에게 처절한 응징을 가한 후, 중국집에서 그와 조우한다. 화면 가득 잡히는 하정우의 싸한 눈빛과 건조한 말투는 그를 냉혈안 최형배와 소름끼치도록 동일시하게 만든다. 소주잔을 내려놓는 사소한 손짓에도 배신당한 그의 외로움이 녹아있다.

하정우의 디테일이 살아있는 연기에는 그의 노력이 담보된다. 그는 연기하는 시간만큼 캐릭터 분석을 철저히 하는 노력파 배우로 유명하다. 그가 제2의 최민식으로 손꼽히는 것에는 분명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다.

최민식은 누구나 인정하는 대한민국의 배우중에 배우고, 하정우는 충무로의 차세대 대들보라는 사실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신구의 조화가 어우러진 이들의 기가 막힌 콤비 플레이는 ‘범죄와의 전쟁’에 날숨을 불어넣었다. ‘살아있는’ 영화는 관객들을 관통하고, 거침없는 흥행질주로 이어지고 있다. 두 사람의 힘이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범죄와의 전쟁’에서 이 둘의 조합은 어쩌면, 앞으로 다른 작품에서는 다시 보기 힘든 거대한 캐스팅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한 영화에서 존재 자체만으로도 스크린의 여백을 가득 메울 수 있는 배우들을 두 명 이상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슈팀 속보팀/ 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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