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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주 연속 54홀 선두의 비극’ 이번에도?
카일 스탠리-스펜서 레빈-위창수, 3라운드까지 선두 달리다 마지막날 모두 역전패


‘승리의 여신은 4라운드에 찾아온다.’

올시즌 세계골프계의 화두는 ‘역전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남녀골프, 유럽 남녀골프대회에서 마지막날 역전 드라마가 잇달아 펼쳐지면서 팬들에게 또 다른 관전 묘미를 안겨주고 있다.

여자유러피언투어(LET)와 미국여자골프(LPGA)투어 개막전에서는 한국의 유소연이 마지막 날 무명 선수에게 덜미를 잡혔고, 유러피언투어(EPGA)에서도 리 웨스트우드가 두바이 마스터스에서 마지막날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에 비하면 약과다.

PGA투어는 파머스 인슈어런스, 피닉스오픈, 페블비치까지 3주 연속 막판 뒤집기로 우승자가 바뀌었다. 그것도 3일 내내 선두를 달리던 선수들이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파머스 인슈어런스에서는 카일 스탠리가 브랜트 스네데커에서 덜미를 잡혔고, 이어 열린 피닉스오픈에서는 스펜서 레빈이 카일 스탠리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13일 페블비치 프로암 마지막 날에는 위창수가 3일간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필 미켈슨의 우승을 지켜봐야했다.

이때문에 미국 언론들은 ‘54홀 리더의 저주’라고 일컫고 있다.

사실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에서 3일간 선두를 지킨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 리드를 마지막날까지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렵다. 최종 순위가 확정되는 마지막날은 모든 선수들의 집중력은, 앞선 3라운드까지의 경기에서의 그것을 압도한다. 이때문에 엄청난 차이의 리드가 아닌 다음에는 어느 순간 역전극이 벌어질 지 알 수 없는 것이 골프다.

예를 들어 4타로 앞서고 있다 하더라도, 선두가 보기를 하고 2위가 버디를 하면 2타차다. OB라도 나는 날에는 순식간에 차이가 좁혀진다. 이런 부담감이 내내 선두선수를 짓누르는 것이다.

특히 우승을 해보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이제 조금만 지나면 우승인데… 실수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이 때문에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한두타씩 까먹고 쫓아오던 선수들이 타수를 줄이기 시작하면 그 부담감은 점점 심해질 수 밖에 없다. 잘 맞던 드라이버는 좌우로 빗나가고, 아이언샷은 그린을 놓친다. 축구공처럼 보이던 홀컵도 좁쌀만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결국 역전드라마에는 추격하는 선수의 기량도 기량이지만, 선두를 달리는 선수의 집중력과 멘탈이 더 많이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추격자들이 차이를 좁혀오더라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게임을 할 수 있는 선수만이 챔피언이 될 수 있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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