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한혜진이 예능MC 하는 방법
배우 한혜진(31)이 SBS ‘힐링캠프’에서 건강한 웃음을 주며 예능 청량제 역할을 하고 있다. 단 몇 마디 말로 재밌는 상황을 만들어 내고 게스트를 편하게 해주면서도 시청자의 마음을 잘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예능MC 도전이 처음이다. 예능에는 게스트로도 몇 번 나오지 않았다. 왜 예능할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틀을 만들어 놓고, 배우로서의 길에서 예능은 어렵지 않을까 하는 고지식한 생각을 가졌었다. 이미지가 있어 연기 배역도 정해져 있었는데 30살이 넘어가면서 좀 답답했다. 이것저것 도전하고 실패도 해보면 연기에도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당시 하기로 한 영화가 엎어져 마음을 오픈한 상태였는데 ‘힐링캠프’ 최영인PD가 내가 토크쇼 게스트로 나왔을 때 재미있었다며 나의 예능감을 좋게 봐줬다. 그런 상황에서 뛰어들었다.”

한혜진은 처음 하는 예능물에서 자신의 역할을 잘 찾아 나갔다. 이경규, 김제동과 공동MC를 맡는 게 쉬운 일이 아닌 데도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파악하고 있다. 드라마에서는 주로 단아하고 정숙한 이미지의 배역을 연기했다면 예능에서는 상쾌하고 발랄한 모습도 보여준다. 가끔씩 터뜨려주는 예능감의 효과는 기존의 착한 모범생 이미지와 대비돼 더욱 돋보인다. 



그는 ‘힐링캠프’의 특징을 “게스트를 통해 시청자들도 치유받고 위로받는 게 이 프로의 장점이다. 시청자들이 게스트를 보고 저렇게 힘들었구나, 저렇게 하면 되는구나 하며 위로받고 희망을 얻으면서 편하게 잠들었으면 한다”면서 “이를 위해 게스트의 말을 정말 열심히 들어주고 편안하게 해준다. 간혹 듣기 싫은 질문을 함으로써 그분들을 도와주는 면도 있다. 나도 사람들의 말을 더 잘 듣게 되고 집중력도 생겼다. 이를 캐릭터로 이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힐링캠프’는 이야기를 억지로 짜내는 자극적인 토크가 아니라 게스트와 자연스럽게 어울려 편하게 볼 수 있어 시청자에게 더욱 호평받고 있다. 한혜진의 역할은 무엇일까?

“여성 입장, 시청자 입장, 배우 입장에서 물어보는 질문이 필요한 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오랜 연륜의 이경규 선배, 프로그램의 경험이 많은 김제동 선배와 달리 나는 생소하고, 낯선 질문을 던질 수 있다. 평소 예능을 즐겨봤는데, 이런 질문은 왜 안하지, 이런 건 왜 안 물어봐 주지 하고 생각했는데 그런 걸 물어보니까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더라.”



이경규와 김제동과는 달리 곤란한 질문을 한혜진이 맡았을 때, 오히려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경우가 많다. 한혜진은 “내가 민감한 질문을 하면 어이없이 헛웃음을 보이곤 한다. 처음 하다보니 봐주는 면도 있는 것 같다”면서 “추신수 최경주 선수한테 물었던 수입 연봉 같은 건 진짜 궁금했다. 이런 걸 여쭤보니 어느새 그런 것들이 대본에서 내 파트가 됐다”고 전했다.

한혜진은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나왔을 때도 큰 몫을 했다. 김제동이 문 이사장에게 “이경규와 김제동 중 비리를 저지를 것 같은 사람은?”이라고 묻자 문재인이 “두 분 다 벌만큼 벌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이 순간 한혜진이 “벌만큼 번 분들이 비리를 저지르잖아요”라는 ‘슬픈 정답’을 속시원히 말하는 재치를 보여줬다. 박 위원장과 김제동이 미묘한 심리전을 벌이자 “(요리 중이던) 호떡 언제 먹나요”라고 말해 분위기를 바꾸기도 했다.



“정치인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보수와 진보는 다 싫다, 그래서 중립적 입장에 서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정치인들이 나왔을 때는 긴장을 안하고 집중해서 봤다. 이 분들이 거짓말을 하는지 열심히 들었다.”

한혜진은 “깨알같이 준비해 온 게스트가 기억에 남는다. 유준상, 최민식 선배는 너무 열심히 준비해 와 녹화 중 내내 감동받았다”면서 “게스트뿐만 아니라 웃기면서도 토크의 맥을 잡아 딴길로 새지 않는 이경규 선배, 게스트를 편안하게 풀어주는 김제동 선배에게도 많은 걸 배운다. 아무 것도 모르고 뛰어든 나에게 자극도 주고 평소 만날 수 없는 사람까지 만날 수 있는 소중한 프로그램이다”고 전했다. 



가수 나얼과 9년째 교제를 이어와 최장수 교제 커플로 기록될만한 한혜진은 “나얼 오빠와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만나지만 결혼은 언제 할지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한혜진은 오는 2월부터 JTBC에서 방송되는 의학드라마 ‘신드롬’에서 신경외과 1년차 의사로 연기에 컴백한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