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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팝스타 배우 ‘연기 텃세’ 이젠 없다
‘…초한지’정려원‘오작교…’유이
미모·연기력 갖춰 주연급 성장
손담비·크리스탈도 가능성 인정

제작사 해외판권 고려 캐스팅
연기력 보다 스타성 더 중시

얼마 전 배우 정려원은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에 출연해 신인 연기자 시절 찬밥 대접을 받은 사연을 서러운 듯 털어 놔 화제가 됐다. 신인 시절의 고충이 가수 출신이란 약점 때문에 더욱 크게 느껴졌을 터. 그런데 이런 가수 출신 배우의 눈칫밥 먹은 후일담이 토크 프로그램에서 사라질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연기력을 인정받는 가수 출신 배우가 늘고 있는 추세며, 캐스팅 단계에선 K팝의 세계적인 인기 덕에 아이돌을 ‘모셔가는’ 시대로 역전했다.

정려원(SBS ‘샐러리맨 초한지’), 성유리(MBC ‘신들의 만찬’), 유이(KBS ‘오작교 형제들’)는 누가 뭐라 해도 이젠 연기력을 인정받는 실력파 배우로 거듭났다. 처음엔 타고난 외모 덕에 연기자로 변신해 여러 작품에서 연기력을 쌓은 뒤 지금은 주연급 배우로 성장했다.

MBC의 새주말극 ‘신들의 만찬’에서 여주인공을 따낸 성유리는 걸그룹의 원조 핑클 멤버였다는 사실이 잊혀질 정도. 제작발표회에서 성유리는 “연기가 내 삶의 기쁨인 것 같다. 노래는 그만큼 못하잖아요”라며 연기 분야에 의욕을 드러냈다. 그저 예쁜 배우였던 그가 연기력을 인정받은 것은 전작 SBS ‘로맨스타운’을 통해서였다. 억척스럽지만 의리 있는 식모 연기가 ‘신들의 만찬’에서 다혈질의 천재요리사 ‘고준영’역 발탁으로 이어졌다. 성유리는 하루 3시간씩 요리 연습을 하고, 여러 차례 칼에 손을 베일 정도로 ‘고준영’ 역에 열심이다.

유이는 ‘오작교 형제들’에서 아버지를 잃은 뒤 아픔과 슬픔을 감내하는 내면 연기를 선보여, 연기력이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주연은 아니지만, 손담비(MBC ‘빛과 그림자’)와 크리스탈(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가수 겸 연기자로서 성공적으로 데뷔한 경우. 손담비는 시대극 ‘빛과 그림자’에서 톱스타 ‘유채영’역을 맡아 장끼인 노래와 춤을 선보일 뿐 아니라, 짝사랑하는 강기태(안재욱 분)를 배신하며 악역으로 변신하는, 다면 연기를 선보여 최근 호평받고 있다. 걸그룹 에프엑스의 크리스탈은 평소대로 발랄하고 되바라진 듯 한 이미지를 그대로 이은 ‘안수정’ 역을 맡아 무난한 첫 연기 데뷔를 치렀다. 최근엔 청순한 내숭 연기까지 깜찍하게 선보여 연기자로서의 면모를 자랑했다.

                                     ‘샐러리맨 초한지’ 정려원 ,  ‘오작교 형제들’ 유이, ‘난폭한 로맨스’ 제시카

이 밖에 정진운ㆍ지연ㆍ효린ㆍJBㆍ가희(KBS 2TV ‘드림하이2’), 제시카(KBS 2TV ‘난폭한 로맨스’) 등 현직 아이돌 스타의 연기력도 연일 화제다. 특히 친동생인 크리스탈과 연기 대결을 펼치게 된 소녀시대 제시카는 박무열(이동욱 분)의 첫사랑 강종희 역으로 등장해 발작 연기까지 시도했다.

이들의 선전과 호평은 남상미(MBC ‘빛과 그림자’)나 한가인(MBC ‘해를 품은 달’)의 연기력이 도마 위에 오르며 연일 혹평세례를 받고 있는 것과 크게 대조된다. 시청자들은 정통 연기자에 대해선 냉엄한 잣대를 들이대면서도 K팝 스타의 설익은 연기력은 한결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더구나 팬들은 온라인에서 본방사수 운동까지 벌인다. 드라마제작사 역시 국내 방송 시청률뿐 아니라 해외 수출 경쟁력까지 담보해주는 가수의 연기자 겸업이 반갑지 않을 수 없다.

<한지숙 기자 @hemhaw75>
/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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