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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유시인, 다시 세상과 소통하다
부부가수 정태춘·박은옥 10년만에 새 음반
‘시인의 마을’‘ 떠나가는 배’
초기 정태춘 닮은 곡들…

날선 문화투사 모습 없지만
약자에의 따뜻한 시선 여전

“세상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을 오래 전에 잃어버려 이제 노래는 다 썼다고 생각했어요. 아내가 자신의 곡을 써 달라고 해도 결국 제 이야기가 될 것 같아 거절했죠.”

부부가수 정태춘(58), 박은옥(55)씨가 10년 만에 새 음반 11집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를 발표했다.

지난 2002년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 이후 세상과 음악으로의 소통을 닫았던 정태춘이 30년 함께해 온 아내를 위해 다시 곡을 쓴 것이다. 석 달 만에 단숨에 써 내려간 곡들은 ‘시인의 마을’‘ 떠나가는 배’ 등 ‘음유시인’으로 불린 초기 정태춘을 닮았다.

지리산 어느 시인의 집에 가다 바라본 강의 풍경을 그린 ‘강이 그리워’, 박남준 시의 시 몇 구절을 인용해 만든 ‘섬진강 박 시인’, 울주 반구대 암각화의 고래를 보고 쓴 ‘저녁 숲 고래여’, 사진가 김홍희의 몽골사진 전시회를 보고 풀어낸 ‘꿈꾸는 여행자’ 등 자연 속에 투영된 시인의 꿈을 노래하고 있다. 거기엔 5집 ‘아, 대한민국’(1990년), 6집 ‘92년 장마, 종로에서’(1993년)처럼 뜨겁고 날선 문화투사 정태춘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긴 해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애정과 관심의 시선은 여전하다.

서울역 노숙자 추모제에서 부르려고 만든 ‘서울역 이 씨’, 소설가 박민규의 단편 ‘아, 하세요 펠리컨’을 읽고 지구 위를 떠도는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만든 곡 ‘92년, 장마 종로에서’도 다시 담았다.

부부는 음반 발매를 기념해 오는 3월 6~11일 KT&G 상상아트홀에서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란 타이틀의 콘서트를 연다. 30년 부부의 노래인생 이야기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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