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시대에 대한 환멸 ‘범죄와의 전쟁’
새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의 전성시대’에서 가장 ‘나쁜 놈’은 비리 공무원 출신의 로비스트이자 주인공인 익현(최민식 분)이다. ‘돈과 성공’이 보이는 길만을 따라가는 그는 철저한 기회주의자이자 지략가다.

인생 역전의 기회라 여긴 익현은 동료의 소개로 조직 폭력배 최형배(하정우 분)를 만나 적절한 가격을 받고 물건을 넘기는 데 성공한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인맥’이면 모든 게 통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익현은 협상 과정에서 형배가 먼 친척임을 알게 되자 각종 사업의 인허가권을 따주겠다며 동업을 제안해 관철한다.

익현의 인맥, 형배의 조직이 맞물리면서 둘은 부산지역 조직폭력 계의 최대 파벌로 성장한다.

영화는 바로 이 부분에서 허점을 노려 조소한다. 부산지역의 검은 세력이라는 것이 겨우 인맥을 동원한 이권 챙기기에 불과하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좋은 머리를 이용해 양대 조직을 넘나들며 잇속을 챙긴다는 점에서 익현의 행위는 구로사와 아키라의 ‘요짐보’(1961)나 코엔 형제의 ‘밀러스 크로싱’(1990)의 주인공들과 닮았지만, 실제로는 하늘과 땅 차이다.

종친회와 교회 등에 나가며 인맥 쌓기에 혈안이 된 익현의 행위가 상황을 쥐락펴락하는 ‘요짐보’ 등의 주인공에 비해 너무 단순하다. 캐릭터가 강조되는 영화도 아니고 누아르 영화라고 보기에도 어정쩡한이 영화는 과거 정권에서 벌어진 ‘범죄와의 전쟁’을 비웃었다. 최민식의 연기는 다소 과하게 감정을 발산하는 측면이 있지만 묵직함을 보여준다. 하정우는 보스치고는 조금 코믹하지만, 연기하는 배우라는 인상을 준다.

상영시간은 2시간13분으로 다소 길다. ‘용서받지 못한자’(2005)와 ‘비스티 보이즈’(2008)를 연출했던 윤종빈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2월 2일 개봉.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